“농업에 대한 쉼 없는 열정 후배들이 이어가주길”

하늘을 곱게 물들이는 석양은 반평생 한 길을 걸어온 당신입니다

“학생들을 더욱 잘 가르쳐 사회에 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했는데 그렇지 못해 나 자신에게 채찍질을 하고 싶다네.” 대학 교수의 퇴임소감치고는 무척 인색하다. 남보다 자신을 평가하는 것에 대해 엄격하기로 소문난 김경제(식물자원학) 교수.

지난 60년 농학과에 입학하면서부터 본교와 인연을 맺어온 김 교수는 농업연구사를 거쳐 68년 교단에 서게됐다.
“어렸을 때부터 나라가 잘 살기 위해서는 농업을 살려야겠다고 생각했지.” 교직생활 초 대부분의 배추가 일본 품종이었던 현실이 안타까워 국산배추를 육종하기 위한 연구를 시작한 그는 논문이 140여 편에 이를 정도로 농업 연구에 일생을 바쳤다.

35년 동안 농업을 연구해 온 김 교수는 이제 먹고 살기 위한 농업이 아니라 환경을 위한 농업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농사를 지으면 공기와 물을 보호할 수 있고 경관도 좋아지기 때문에 선진국에서는 일찍이 농부를 ‘내추럴 매니저’라고 부를 정도로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농업 연구에 삶을 집중한 김 교수는 동국대학교에서 가르치는 사람으로서의 삶에 나머지 열정을 쏟아 부었다.

그 열정은 70년, 71년에 농촌진흥청 연구직 시험에 학생들을 10명 이상 합격 시켰던 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농업을 위해 노력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데 도움을 주었다는 사실이 가장 즐거웠다고 말하는 김 교수.

“어떤 활동이든지 동국대 교수라는 직함을 써주지 않으면 거절했네.” 학교에 대한 그의 사랑은 반드시 지켜야만 하는 도리와도 같다. 
“연구를 마음껏 하지 못한 것이 평생 한이죠. 퇴임 후에는 토양 미생물에 관한 연구를 계속할 생각입니다” 뜨거운 용암 같은 그의 열정이 차갑게 식어 암석으로 굳기에는 아직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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