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의 정신 몸소 실천하길

친애하는 졸업생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참석하신 내외귀빈과 학부형 여러분!
어느덧 새 봄의 서기(瑞氣)가 남산의 교정에 가득한 오늘 본인은 동국학원을 대표하여 영예의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으시는 졸업생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축하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대학발전을 위해 그동안 열과 성을 다해 오신 홍기삼 총장님을 위시해 오늘 이 학위수여가 있기까지 교육과 연구활동에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으신 교수 여러분과 학사행정에 헌신해 오신 직원 여러분들께도 그간의 노고에 대하여 깊이 치하하는 바입니다.

익히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 동국학원은 불교의 도세·섭심·자비정신을 건학이념으로 동국대학교를 개교한 이래, 98년을 맞는 오늘에 이르기까지 나라의 역사와 함께 온갖 풍상을 겪으면서도, 굳건하게 국가의 수많은 동량들을 길러내 온 민족의 명문사학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 여러분들의 졸업으로 그 빛나는 역사의 한 장을 더하게 되었습니다.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갈등과 혼란으로 얼룩져가는 이 불확실성의 시대에 우리 ‘동국’은 여러분과 같은 굳건한 의지와 주체적 자아를 확립한 인재들을 배출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졸업생 여러분! 삼보의 언덕에서 불교의 진리를 익히고 체득하여 온 여러분들은 이제 혼란스럽고 가치가 전도된 인류사회를 위하여 자비의 정신을 몸소 실천으로 옮겨야하겠습니다. 인류 공동체를 평화와 번영으로 이끌고 생명의 존엄성을 살려내는 길은 역사상 이미 실험이 끝난 기존의 어떠한 이념이나 철학보다 인간의 자각을 통해 실현이 가능한 자비에서만 찾아질 수 있습니다. 불연(佛緣)이 누구보다도 돈독한 여러분들이기에, 본인은 특히 오늘 먼 인생의 여정에 항해의 닻을 올리는 여러분들에게 이처럼 간곡히 자비행의 실천을 말씀드리는 것이니 부디 명념(銘念)할 것을 당부합니다.

졸업생 여러분!
본인은 동국학원의 이사장으로서 화합과 안정의 기조위에서 교육의 질적인 향상과 내실을 기하는 데 법인의 모든 역량을 결집할 것이며, 아울러 총장을 도와 대학의 경영체제를 혁신하고 교육경쟁력을 강화하여 앞으로 2년후 개교 100주년을 즈음해서는 국내 정상급의 대학으로 거듭 태어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토록 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앞으로 이 동국을 졸업생 여러분들의 영원한 모교, ‘고향 중의 고향’으로 더욱 빛나게 만들어 가겠습니다.
끝으로 졸업생 여러분들께서는 우리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불교의 화쟁사상으로 녹여내면서 투철한 모교애를 간직하고 20만 동국인 선배들이 이룩한 사회적 업적과 전통을 계승하여 나라와 세계를 이끌어 갈 큰 역군이 되어주실 것을 부탁하면서, 여러분의 앞길에 부처님의 크신 자비와 가피가 늘 함께 하시길 축원하는 바입니다.

김 현 해
학교법인 동국학원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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