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이 그냥 좋아요~”

대학로에 있는 한 극단의 지하 사무실. 힙합 차림의 한 남자가 누군가에게 자신의 연극을 몸을 던져 설명하고 있다. 본교 예술대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현재 극단 애플 씨어터에서 대표 겸 연출자로 활동하고 있는 전훈(92년 연극영화 졸) 동문이 바로 그이다.

“멋있고 재밌을 것 같아서 연극영화과를 지원했어요.” 입학 전까지는 연극관람 한번 해보지 않은 그. 오히려 연극에 대한 지식이 전무했기 때문에 그에게는 난생 처음 해보는 연기연습과 공연준비를 위해 밤새워 세트 만드는 일이 신기하고 재밌는 일이었다. 그렇게 전훈 동문은 연극이라는 ‘즐거운 덫’에 걸려 든 것이다.

연극에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낸 대학생활이었지만 그에게도 대학시절의 낭만은 있다. “머리속이 복잡한 여름 정각원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맞을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불교신도는 아니지만 대학에서 자연스럽게 접한 불교는 그의 창작활동의 사상적 바탕이 되고 있다.  

또한 대학은 그에게 보다 더 넓은 세계로 향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줬다. 러시아의 쉬엡낀 연극대 교환학생으로 선정된 것이다. “러시아의 사실주의 연극에 대해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었기에 기뻤어요.” 전 동문은 그에게 주어진 모스크바 유학이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교환학생기간이 끝난 후에도 모스크바에 남아 계속 공부하며 쉬엡낀 연극대의 M.F.A(연기 실기 석사)까지 받아서 한국에 돌아온 것이다.

그 후 그는 러시아에서 배운 사실주의를 바탕으로 연극 속에 우리사회의 현실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으며 96년 동서희곡문학 신인 작가상을 수상한 ‘강택구’는 이러한 그의 작품세계가 가장 잘 반영된 작품이다.
이번 학기부터 전 동문은 연극과 후배들을 가르치며 동국에서 받은 것을 조금씩이나마 돌려주려고 한다. 또한 다음달 1일부터는 안톤 체홉 4대 장막전 중 첫 작품인 ‘벗꽃동산’을 본교 예술극장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세상을 사실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전 동문. “제가 살고 있는 지금이 행복하기 때문에 과거는 중요하지 않아요.”라는 그의 말이 과거는 과거일 뿐이고 미래는 예측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현재에 충실하라는 한 불교경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김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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