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까지 거론된 작품은 ‘햄’, ‘여행’, ‘니가 가지세요’ 등 세편이었다. ‘햄’을 당선작으로 뽑는 데에는 많은 논의가 필요치 않았다. 그만큼 ‘햄’은 인물의 캐릭터와 상승적 플롯, 정제된 대사력 등, 극이 갖추어야 할 미덕을 골고루 갖추고 있었다. 강력한 속도감을 지니고 클라이막스로 향하면서도, 요소마다의 디테일을 잘 살리고 있어 극적 몰입이 가능한 작품이었다. 좋은 재목이 될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여행’은 소재 착상이 신선하여 눈길을 끌었으나, 관념적이면서도 교훈적인 점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니가 가지세요’는 극의 절정이 없어 밍밍한 점이 흠이었으나, 경쾌한 전개와 유려한 문체가 호감이 가는 부분이었다. 하여 ‘햄’을 당선작으로, ‘니가 가지세요’를 가작에 선(選)하기로 하였다.

이종대(영상대학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이만희(예술대학 문예창작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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