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11명 48편의 작품 중에서 끝까지 눈길을 끌었던 작품은 ‘미시시피’, ‘뒤 돌아보다’, ‘아마’, ‘손으로’, ‘구미호’ 등이었다. ‘아마’, ‘손으로’, ‘구미호’는 위트와 재치가 있는 화법, 그리고 진지한 사고력과 관찰력에 기반을 둔 이미지 묘사력이 강점인 작품들이었다. 세 작품 모두 수작이었지만 ‘구미호’가 좀 평범한 시상으로, ‘손으로’가 그 진지함과 열정에 비해 소품이라는 점에서 결점이 지적될 수 있다면 ‘아마’는 완결성, 참신성, 읽는 재미가 고루 갖춰진 작품이었다. ‘미시시피’, ‘뒤 돌아보다’는 개성적인 독창성에 비해서 다소 완결성이 떨어지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하는데 이런 불안함에도 불구하고 ‘미시시피’는 ‘뒤 돌아보다’와 더불어 시적인 정서가 풍부하게 느껴지는 작품이었다. 마지막 당선 후보작은 ‘미시시피’, ‘아마’ 두 작품으로 좁혀졌는데, 그 중에서 선자(選者)의 마음을 최종적으로 사로잡은 것은 ‘미시시피’였다. ‘아마’ 역시 시인의 자질을 유감없이 보여주는 수작이었지만 ‘미시시피’의 심도 있는 시적 정서와 언어감각의 매력은 ‘아마’의 일상적 허무주의의 정서를 능가하는 것이었다.

김춘식(문과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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