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을 시행하는 데에 여론을 알아보는 것은 오늘날 중요하고도 기본적인 일 중의 하나이다. 이를 위한 방법으로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는 것이 설문조사이다.
설문조사는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객관적인 통계로 알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지만 다수의 생각만이 옳은 것이라는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하는 부정적 측면도 있다.
또한 특정한 사람들의 의도가 들어있는 설문조사는 하지 않느니만 못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장학관련부서에서 실시한 총장 장학금 설문조사도 시기적으로 볼 때 이같은 우려가 나올 수밖에 없다.물론 한정적일 수밖에 없는 장학금을 보다 많은 학생들이 함께 공유해야 한다는 장학관련부서의 의견은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하지만 다른 가능성은 전혀 열어두지 않은채 무조건 총장 장학금 인하에만 초점을 맞춘 설문조사는 여론을 묻는 것이 아니라 몰아가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또한 설문조사 시작 전에 첨부되어 있는 총장 장학금 내역은 설문조사의 편파성을 확실하게 확인시켜주고 있다.
학생들이 공정한 판단을 내리도록 도움을 주기 위한 자료의 차원으로 제공된 것이었다면, 그만큼의 총장장학금을 받고 있는 학생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도 함께 실었어야 했다.

활동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는 채 장학금을 받고 있는 것만 부각시키는 형국이니 어느 누가 그 장학금이 정당하다고 받아들이겠는가. 이는 학교 측의 여론 몰이다. 학생들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을 보고 판단하지 말고 그 이면을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이번 총장장학금 개선안이 총학생회가 본관점거를 하고 있는 동안에 진행하고 있는 것은 과연 우연일까.
또한 학교는 진정으로 많은 학생들이 장학금을 받기를 원한다면 학교 예산의 장학금 비율을 높여 실질적 장학금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생각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나정준 (불교대 불교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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