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가 가질 수 있는 장점은 누가 뭐라 해도 시각의 참신성과 기존의 논리에 대한 과감한 도전정신일 것이다. 먼저 장원작 ‘백제 부체제 연구’는 기초사료에 대한 뛰어난 독해력과 기존의 연구성과에 대한 나름대로의 충실한 소화력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연구자 나름대로 기존의 사료와 덧붙여서 고고학적 연구성과도 참조하고 있는 바, 이는 학생논문 볼 때 어느정도의 수준을 넘어선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기존의 문헌자료의 한계점을 극복해 보려는 것으로 이 글의 논지전개에서 돋보이는 부분이다. 한 가지 지적해 둘 점은 기존 학계의 일부에서 사용하는 용어, 예를 들면 ‘체제’ 등과 같은 용어가 그 내용성을 확보하고 있는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부족한 면도 간과할 수 없다. 가작인 ‘금기의 설화적 수용’은 서사가 지닌 집요한 반복의 원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금기의 설정이나 위반 모두 인간 욕망이 낳은 결과라는 점을 논의의 축으로 삼고 있는데, 이를 발판으로 신화, 전설, 영화가 시대를 달리하는 서사들이지만 금기 모티브의 수용에 인색하지 않을 뿐더러 각각 공통점과 차이점을 지니고 있다는 착상도 신선하고도 흥미롭다. 반면에 용어의 부적절함, 논리의 비약, 체제의 미비함 등이 이 연구의 흠결로서 나타나고 있으나, 탁월한 변증의 능력은 눈썰미 있는 평자로서의 기대감마저 갖게 한다.

강택구(사범대학 역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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