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에서 학생들을 키우는 선생님 되고파


‘선생님’이라는 단어는 무겁다. 교육실습을 다녀와서 참으로 깊게 와 닿은 생각이다. 선생님이라고 불리우면서 아이들의 고민을 듣고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나의 행동 하나하나가 아이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깊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실습을 가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도 보람 있었지만 가장 보람 있었던 것은 아이들과의 속깊은 이야기를 한 것이다.

고맙게도 아이들은 나에게 스스로 속마음을 털어놓아 주었다. 나에게 스스럼 없이 마음을 털어놓아준 아이들이 고맙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실습생인 나에게 이야기를 털어놓아야 할 만큼 학교 현실이 각박했는가 라는 생각에 씁쓸하기도 했다. 아이들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선생님”이라는 직업에 대해서 참으로 귀중함을 느꼈다. 여러 이야기를 들었지만 그 중에서 가장 나를 일깨워 주었던 한 이야기를 소개한다.
2학년인 S군은 학교에서 유명한 문제아였다. 내가 실습한 기간에도 흡연을 한 죄로 학교 청소를 하는 벌을 받고 있었다.

S군은 나와 친해진 후 상담을 청해왔다. 그는 스스로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를 그렇게 만든 것은 다름 아닌 선생님들이었다. 그는 중학교 1학년때까지만 해도 모범생이었고 전교 1등까지 했으며 반장이었다.

그러나 중학교 1학년때 담임선생님께서 S군의 한 행동이 마음에 들지 않으셨던지 1학기 도중에 반장인 그를 앞에 세우고 “나는 S군이 반장이 안되었으면 좋겠다. 너희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종이에 이름과 자신의 의견을 써보도록 해라” 고 말씀하셨다고 한다. 중학교 1학년 학생들에게 그것은 민주주의를 가장한 공산재판이나 다름 없었다.

그는 결국 반장을 그만두게 되었고 학교를 일주일이나 결석했다고 한다. 그 후 S군은 소위 노는 친구들과 어울리게 되었고 문제아로 전락하고 말았다. 현재 그는 중간 성적에서 노는 축에 속하는 아이이다. S군 역시 이런 자신의 모습을 부끄러워 하고 있기에 많은 칭찬과 모범생이 다시 될 수 있는 방법을 일러주었다.

그리고 담임 선생님께 마음을 털어 놓으라고 권했다. 이런 나에게 S군은 “담임 선생님이 또 상처줄지 누가 알아요? 전 선생님들 안 믿어요” 라고 말했다. 나에게 “선생님이 되더라도 아이들을 실망시키지 말라” 고 충고 아닌 충고를 했다.
교사의 일순간의 실수가 한 아이의 일생을 이렇게 망가뜨릴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에 오싹해지기까지 했다.

나는 아직도 그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상처받은 그 눈빛은 누구에 의해 치유될 수 있을까. 나의 말한마디에 아이들이 생각하고 웃고 웃는다.
그게 ‘선생님’의 위력이다.
단순히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만이 아닌, 아이들을 마음속에서 키우는 사람이기에, 아이들을 따뜻하게 보듬을 수 있는 사람이기에 선생님은 어깨가 무겁고 또 무거운 사람들이다. 그러나, 그 무겁고 버거운 일을 미치도록 하고 싶은 것은, 왜일까.

이고운(사범대 국교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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