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2020.7.1 13:37

동대신문

상단여백
HOME 기획 기획취재
제114주년 세계노동절 대회 취재기노동자 목소리 모은 축제 한마당

19세기 후반 미국노동자들의 환경은 하루 12∼16시간의 노동을 하는 등 열악했다. 이에 1886년 5월 1일, 하루 8시간 노동을 요구하는 파업시위가 일어났고 쌍방간 충돌로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후 1889년 제2인터내셔널 창립대회가 파리에서 열린다. 이 때 미국 노동 상황을 전 세계 노동자가 함께 풀자는 취지로 5월 1일을 만국노동자 단결의 날로 정하고, 1890년 최초의 노동절이 8시간 노동제를 목표로 개최된다.

우리나라에서 노동절 행사는 지난 1923년 일제식민지시절 조선노동총연맹의 주도로 진행됐다. 그러나 미군정과 이승만 정권에 의해 대한노총이 1948년부터 노동절 행사를 주관한다. 대한노총은 노총 결성일인 3월 10일에 노동절을 치르기 시작했고 노동절은 이승만에게 충성하는 날의 의미로 퇴색된다. 박정희 정권에는 업무에만 충실히 하라는 의미에서 근로자의 날로 변경돼 노동절은 이름마저 뺏기고 노동자들 역시 사회로부터 비하의 대상이 된다.
이후 산발적으로 진행되던 노동투쟁은 노동절 100회인 1990년 최고조에 이르고 1990년에는 경찰의 원천 봉쇄 속에서도 성대한 노동절 행사가 치러졌다. 결국 정부는 1994년 ‘근로자의 날에 관한 법률’을 확정 공포해 5월 1일을 ‘근로자의 날’로 정하였다. 이후 5월 1일은 공식적으로 유급휴일로 지정되고 노동자 축제의 날이 되었다.   <편집자 주>

160일 넘게 명동성당에서 사회 최하층의 대우를 받으면서라도 일하고 싶어하는 이주노동자와 정규직과 똑같은 일을 하면서 정규직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임금을 받는 비정규직노동자 그리고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공공연하게 차별받는 여성노동자.

이들이 노동착취와 억압에 맞서 울분을 토하는 자리가 114년째 이뤄지고 있다. 이에 지난 1일 대학로에서 열린 제114주년 세계노동절 대회에 참가해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1만 5천여명의 노동자와 대학생 그리고 17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10명의 민주노동당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비정규직 차별 철폐 △이라크 파병 철회 △WTO의 FTA 반대 △노동건강권 쟁취 △노동3권 강화 △사회공공성 강화 등 6가지를 내세우며 노동절대회는 진행됐다.

“아침 6시부터 일하고도 일당이 2만 80원이다. 한달 꼬박해도 56만 7650원밖에 못 받는다. 이 돈으로는 생활하기 어렵다”
노동절 본 행사가 열리기 전 ‘최저임금실천단’은 비정규직 차별 철폐와 최저임금제 개선을 주장하는 연설을 하며 민주노동당과 정규직 노동자의 동참을 호소했다. 오한승(서울대 법2)군은 “정규직 노동자들과 같은 일을 하면서 가학한 조건 속에 일하는 것은 부당한 일이다”라며 비정규직의 임금보장을 주장했다.

본 행사가 시작되자 무대 한편에서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이 입장했다. 위험한 일을 하는 노동자인 만큼 ‘질긴 놈 반드시 이긴다’, ‘이 자식들 보이면 XX낸다’ 등 거친 구호로 자신들의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서 깃발들이 입장한 뒤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표는 축사에서 “노동절은 여러 나라에서 축제로 인식되고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탄압받고 착취받는 노동자의 투쟁의 장”이라며 “60%의 비정규직문제를 풀지 않으면 경제를 살릴 수 없다”고 비정규직 차별 철폐를 주장했다.

지난 총선에 민주노동당 원내진출로 노동자, 농민의 정치세력화가 시작돼 이번 노동자의 날은 발전적인 의미가 있었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은 “우리 힘으로 뽑은 민주노동당 당선자들이 노동관련 법안을 만들고 힘차게 싸울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무대 다른 쪽에서는 이주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이들은 노동허가제를 지지하는 성명서를 받으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주노동자 나딤(방글라데시·33) 씨는 “우리도 사람답게 일할 권리가 있다”며 “현재 68일째 명동성당에서 농성 중”이라고 말했다.
이번 노동절에서는 예년과 다른 점은 전경들이 무장 해제하고 있는 낯선(?)광경이 있었다는 것이다.

투쟁적인 분위기와 다르게 축제분위기로 자리잡고 있는 듯 보였다. 행사에 참가한 이호원(연세대 경제2)군은 “지난해에 참가했을 때에는 가는 곳마다 전경들이 에워싸고 있어 대치하는 느낌이 들었지만 분위기가 지난해에 비해 많이 가벼워졌다”며 “행사중간에 가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이번에는 끝까지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주위에서는 우리의 권리를 찾자고 외치는 노동자부터 심지어는 사람답게 살고싶다고 외치는 노동자까지 소위 ‘민주주의’ 시대에 걸맞지 않는 일이 있어나고 있다. 이전보다는 환경조건이 나아지고 시위도 축제의 성격으로 옅어지기는 했지만 앞으로도 노동자들이 계속해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자리가 되었으면 한다.
 

 


 

황주상 기자  hjso228@dongguk.edu

<저작권자 © 동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