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 이끄는 100주년 사업 진행해야

본교는 건학 100주년을 2년 앞두고 다양한 기념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구성원들의 기대가 매우 높은 상황이다.
이에 본사에서는 ‘건학 100주년을 위한 구성원들의 역할’을 주제로 박인성(불교학) 교수, 곽대경(경찰행정학) 교수, 선상규 개교10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본부장, 윤지원(신방3) 양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했다.
 

민족정신 이어온 98년

사회자(본사 주간 고재석 교수)=동국대학교가 올해로 개교 98주년을 맞이했고 2년 후면 100주년을 맞이하는데 건학 100주년이 우리사회와 동국인에게 갖는 의미와 중요성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박인성=우리나라 근대사는 외세침략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근세에 외세침략을 많이 받았고 외세문화도 많이 흘러들어왔다.
이런 역사적 과정에서 불교는 우리민족의 근간으로서 전통적인 흐름을 이어주는 고리역할을 해왔고 선각자들은 민족교육을 일으키기 위해 우리학교를 설립했다.

하지만 선각자들의 노력과 달리 현재 우리학교는 투철한 역사의식 속에서 불교정신이 정립되지 못한 채 양적 물량에 기대어 100주년을 기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섭섭함을 느끼게 한다.
이보다 근대사 움직임 속에서 불교를 재검토하고 이를 통해 100주년의 의미를 살펴보는 것이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곽대경=동국대는 선각자들이 민족의 정신이 흔들린다는 위기의식 속에서 민족의 장기적인 지도자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된 교육기관이다.
이런 민족의식의 바탕 속에 내실 있고 튼튼한 민족교육기관이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100주년 된 기간 동안의 업적이나 시간의 의미를 결코 가볍지 않다. 모든 구성원이 자부심 과 긍지를 가져도 좋을 것이다.


선상규=100년 역사 그자체로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또 다른 학교와 달리 외세자본이 아닌 순수민족자본으로 선각자들이 위기에 처한 나라를 이끌어가기 위한 방향을 제시하고자 만들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과연 우리가 그들의 위업과 뜻을 살렸는가, 그 만한 인재를 길렀는가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회자=현재 100주년 기념사업은 어떻게 진행 중이고 진행과정에서 어려움은 없는지.


선상규=건학에 참여했던 선각자들의 사상과 이념을 계승하고자 학교 설립초기부터 현재까지의 옛 자료를 수집 중인데 1930년도 이전 자료도 찾기 어렵다.
100주년을 맞이하기 위해 좋은 건물을 짓고 국제학술세미나를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우리가 100년을 어떻게 지냈는지 정확하게 짚고 미래에 방향을 제시하는 사업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장점과 단점, 강한 분야와 약한 분야를 파악하기 위해 실무진으로서 고민을 하고 세미나를 통해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했지만 어려움이 많다.
하지만 그 이전에 구성원들 모두 의식변화가 많이 필요하다. 100주년 기념 스티커를 제작하고 배포했지만 이를 승용차에 붙이고 다니는 구성원은 소수에 불과하다.
학생들에게도 학교행사 때에는 기념 모자 등을 나눠주는데 행사 당시에만 쓰는 경우가 많다. 여러 행사를 마련해도 참여가 부족하다보니 아쉽다.

자긍심·참여 부족 걸림돌


사회자=그렇다면 100주년을 준비하는 데 걸림돌은 무엇이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구성원들은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윤지원=우수한 대학이라고 하면 우수 인재를 사회에 배출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학교와 역사가 비슷한 다른 대학보다 사회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졸업생이 적은 것 같다.
이에 따라 우수신입생을 유치하기도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특성화사업과 교육의 질 향상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경쟁력 있는 학과에 지원을 늘리고 경쟁력이 떨어지는 학과는 과감히 포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즉, 무조건 지원할 수 없다면 특성학과에 더 투자하자는 것이다.

또한 내실있는 수업을 위해 교수충원과 커리큘럼 개발이 필요하다. 교수충원을 통해 수업당 학생수를 줄여 수업의 집중도를 높이고, 공학인증제와 같이 학업 뿐 아니라 취업에도 도움되는 커리큘럼을 개발해야 한다.
그리고 입시에서 우리학교와 비슷한 수준의 대학에 뒤쳐지지 않도록 기숙사를 건립해 지방학생을 위한 소스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박인성=현대사회에서 불교가 교리로서, 수행으로서 할 일이 여러 가지 많지만 불교를 연구하고 믿는 사람들은 기독교를 믿는 사람에 비해 상대적으로 자긍심이 부족한 것처럼 보인다. 불교에 대한 자긍심이 부족한 채 오히려 불교만이 좋다는 배타의식을 갖고 있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불교대의 발전과 나아가 본교의 발전에 저해될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불교에 대한, 동국대에 대한 자긍심을 갖는 노력이 절실하다.

또한 종단과 불교지식인들도 학교에 관심을 갖고 지원을 했으면 한다. 이를 통해 불교학 연구도 활발해질 수 있고 이는 곧 우리나라 불교의 발전에 큰 도움이 되는 효과가 있다.


곽대경=사회가 원하는 인재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대학교육의 경직성이 문제이다. 즉 사회변화를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못해 교수법 개발과 기본적인 시설투자에서부터 뒤떨어지는 것이다.
양적인 팽창도 중요하지만 실질적으로 학생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교육의 내실화에 학교정책자와 교수들의 관심이 부족하다.
학술세미나를 개최할 때도 학생들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사안을 찾으려고 노력해 학생을 끌어들어야 하는 것이다.
외형적인 성장보다는 구성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제도화시킨다면 구성원들도 자연스럽게 자긍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공동목표 설정해 지속적 추진해야

선상규=공간이나 교수부족도 걸림돌이지만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학교 구성원 모두가 서로에 대한 신뢰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구성원 각자 학교발전을 위한 나름의 생각이 있는데 학교가 학생을 보는 시각과 학생이 학교를 보는 시각이 상이하다보니 융합이 잘 안되고 공동목표를 갖기 힘든 것이다.
이에 힘들더라도 구성원이 자긍심을 갖고 애교심을 한 곳으로 모아 공통의 목표의식을 가져야 한다. 이로써 구성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고 이를 통해 학교에 대한 자긍심을 높일 수 있다. 또한 공동목표를 설정하더라도 지속성을 가지기 어려워 장기적인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정책결정자가 바뀌면 투자우선순위가 달라지고 비전자체가 새로워지는 상황에서는 어떤 좋은 정책도 장기적인 효과를 나타낼 수는 없다. 이에 구성원들의 공통된 목표를 지속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는 정책결정자의 의지가 필요하다.


사회자(정리발언)=동국대가 100주년을 기점으로 큰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야 함은 말할 나위 없습니다.

구성원들은 가슴 속에 학교에 대한 자긍심을 간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단지 점화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을 뿐입니다. 이런 역할은 결국 학교정책결정자의 몫이라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100주년을 맞이하면서 동국대의 역사를 차근차근 돌아보고 잘못한 일이 있으면 이를 깨끗이 청산하는 작업도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정리=최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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