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음으로 ‘동국’위해 정진

오늘은 우리 동국대학교가 문을 연지 어언 98주년을 맞는 경사스러운 날입니다.
잘 아시다시피 오늘날 우리는 무한경쟁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 한국의 대학들도 이 조그만 반도의 국지적인 테두리를 넘어서서 세계화의 물결 속에 휩싸이고 있습니다. 약 1세기 전 이 나라 불교계 선각자들이 나라를 찾기 위해 근대화된 고등교육에 심혈을 쏟았던 시대와는 다르게, 이제 우리의 대학들은 세계 선진문명과 한치의 틈도 없이 호흡을 같이 하고 어깨를 겨루지 않으면 그 존재의 가치를 상실할 위기에 처해 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 동국대학교를 비롯하여 과거 한국의 많은 대학들은 흔히 민족사학, 또는 민족대학을 내세우면서 다분히 이념적 인간형 또는 이념화된 지성들을 길러내는 데서 대학의 가치와 긍지를 느껴 왔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나 지금 세계는 이처럼 정형화된 인간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다원적 가치를 공유할 수 있고, 문화의 보편성과 특수성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개방적 인간형을 더 필요로 하고 있습니다.

동국인 여러분!
문명의 이기와 문화의 개념이 전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전환되고 있는 이 시대적 상황을 감안할 때, 우리는 보다 진취적이고 개방적이면서 혁신적인 교육의 틀을 새로 짜지 않으면 안될 당위적 과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동국대학교는 불교정신의 건학이념을 불교만의 터전에서 찾을 것이 아니라, 세계문화의 차원에서 현창하여 인류의 정신세계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그 학술적 지평을 넓혀 가야 할 것이며, 우리가 지금껏 동국의 전통으로 자랑해 왔던 민족문화의 창달도 이 반도의 경계를 넘어서서 전지구촌의 이목을 끌 수 있도록 질을 높이고 영역의 확대를 도모하지 않으면 안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제 우리는 우리만의 이기주의를 버려야합니다. 학문과 교육의 질을 높이고 양적인 확대를 위하여 과감하게 ‘동국’의 문호를 개방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동서의 석학들이 이 목멱의 언덕에서 자유롭게 철학을 논하고 과학을 전수할 그런 날이 머지 않은 미래에 전개되었으면 합니다. 바로 목전에 다가오고 있는 개교 100주년의 의의는 이처럼 우리 ‘동국’이 학문과 교육의 선진화에 박차를 가할 때 비로소 더욱 빛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 대학의 경쟁력은 우리들 스스로가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이제 과감하게 미래지향적인 새로운 ‘대학문화를 창조’하는 데서 이룩할 수 있다고 본인은 생각합니다.
본인과 우리 법인은 홍기삼 총장의 인격과 역량을 신뢰합니다. 그러기 때문에 개교 100주년을 즈음하여 홍총장은 무엇인가 획기적인 이러한 틀들을 마련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들 앞에 산적한 많은 미제의 사안들도 지금 착실하게 매듭을 풀어가고 있고, 교육의 질적인 향상을 위해서도 과감한 투자는 물론 제도적 개선까지 해가고 있는 중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모두 힘을 모아 한마음으로 이 ‘동국’을 위해 정진한다면, 우리 대학은 머지 않은 장래에 웅비의 나래를 한껏 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재단도 과거와는 다르게 보다 진취적으로 학교를 뒷받침할 것이며, 아울러 종단에서도 후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끝으로 본인은 2년후 100주년의 멋진 금자탑을 기대하면서, 여러분의 앞날에 부처님의 가피가 함께 하시길 빕니다.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이사장 김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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