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적 뒷받침 있으면 합리적 제도될 것”

들을까 말까… 한 번쯤은 꼭 듣고 싶었던 강의였는데 고민을 하다 이내 포기했던 경험이 있다.
전공분야가 아닌 수업인데다 상대평가라 학점이 잘 나오기도 힘들고, 재수강을 하려면 다시 학점 때문에 머리가 아플 것 같았기 때문이다.

수강신청을 할 때마다 주위 사람들이 그저 전공분야에 국한된 수업, 무난하게 학점을 받을 수 있다고 입소문으로 전해오는 수업만 찾을 때면 과연 대학이라는 공간이 다양한 학문을 자유롭게 접할 수 있는 곳인가 라는 생각에 씁쓸해지곤 한다.
이렇듯 여러 학문에 대한 접근성을 떨어뜨리는 것과 동시에 현실적으로 학점이 취업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 재수강하려던 과목이 폐강되었을 때의 곤란함, 성적 향상과 성적 관리 측면에서 많은 학우들이 학점포기제를 요구하고 있다.

우린 강의를 듣는 사람들이다. 그리고 강의 마다 일정기준의 평가 방법으로 학점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단지 학점 관리를 잘 해야 한다는 이유로 강의를 골라 듣거나, 들었던 강의를 또 듣는 일이 흔히 발생한다.
또한 취업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쳤을 때 졸업학기에 맞추기 위해 재수강하지 못한 학점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것은 학문의 장이라는 취지에도, 많은 인재를 사회에 진출시키는 일에도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무분별한 학점 포기 등 악용될 여지가 있고 수강질서가 흐려질 것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졸업학점을 이수하기 위해 포기한 학점만큼 벌충해야하는 만큼 많은 학점을 포기할 수 없을 것이다.
또한 강의 중 참여에 있어서도 정답을 위한 의견에 얽매이지 않고 창발적인 의견표현으로 더욱 풍부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강의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예를 들면 1년에 6학점 이하로 포기 학점 수를 제한 한다거나, 교필·전공필수 강의에 대한 학점 포기를 제한하는 등의 제도적인 부분이 뒷받침 된다면 학생 스스로가 학점 관리를 할 수 있고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합리적인 제도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

 박소혜(경영대 정보관리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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