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관객모독’

친한 선배가 표를 주셔서 우연히 보게된 연극.
바로 ‘관객모독’이었다. 연극열전에 참여한 작품의 하나로 너무 보고싶었던 연극이었다.
연극모임에 속해있는 나로서는 좋은 기회였다. 청담동에 있는 우림씨어터로 가서 자리를 확인한 후 연극의 막이 오르기만을 기다렸다.

배우 역을 맡은 4명의 배우와 감독 역을 맡은 한 명의 배우가 나온다. 이 연극에는 극적인 스토리나 상황이 없다.
단순히 이 배우들은 네개의 의자에 앉아 관객들을 향해 어떤 충고나 연극에 대한 설명만을 할 뿐이다. 그들은 단순히 말로 하는 연극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연극이 중반부로 갈수록 나는 왜 이 연극의 제목이 관객모독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던 도중 갑자기 배우들이 관객들을 향해 욕을 하기 시작했고, 암전이 된 상태에도 배우들의 욕설은 계속되었다. 다시 불이 들어오자 그들은 관객석을 향해 소금과 물을 뿌렸다.
극장 안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그 상태로 연극은 막을 내린다. ‘관객모독’은 관객들과 함께하는 연극이어서 더 즐거웠다.

배우들과 관객들이 하나의 생각을 하게 되고, 관객들에게 소금과 물을 뿌림으로써 관객들도 같이 소금을 던지고 물을 뿌리는 상황.
가만히 지켜보는 연극이 지겨웠던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연극이었다.
이 연극을 보고 난 후 특별한 감동보다는 나로서는 저런 연극은 정말 많은 노력과 시간이 투자되었을때 더욱 빛난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나에게 이 연극은 연극에 대한 욕심이 한층 더 생기게 하는 좋은 경험이 되었다.         
 김길현(사과대 정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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