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리연합회장의 권유로 가게 된 오월의 광주는 내게 무척 소중한 경험을 안겨주었다. 물론 이런 소중한 경험을 위한 길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출발 시간이 늦어짐에 따라 예정시간보다 몇 시간 늦게 도착하게 되었고, 조선대에서의 문화제 공연이 새벽 3시를 넘겨서야 끝났다.

하지만 몸은 피곤하였어도 다른 많은 학교 학생들의 공연을 보면서 동질감을 가질 수 있었고, 다음 일정에 대한 기대감으로 마음만은 설레었다.
고요한 이른 아침의 망월동 묘역 참배 역시 잊을 수 없다. 진정한 민주주의를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이 어디지 알게 되었고, 또 그 진정한 앎을 위해 몸으로 실천하고 불의에 맞서 싸운 열사들의 의지를 느끼는 계기가 되었다.

언젠가 아버지께서 5·18 민주화항쟁 때 금남로를 밟고 도청을 향한 사람들은 죽을 줄 알면서도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다고 말씀해주셨었다.
자신의 신념과 시대의 정의를 수호하기 위한 그 용기는 결코 평범한 사람은 흉내낼 수 없는 아름다운 것이다.
이러한 열사들의 정신을 계승하여 아직도 사회 전반에 남아있는 불의와 부조리를 바로 잡는 밀알이 되어야 하겠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성지로 긍지 높은 광주. 그동안 표면만 보았던 광주를 벗어나 순례를 마치고 난 후의 광주는 점점 새로운 벅찬 가슴으로 내게 다가오게 되었다.
또한 80년 민주화항쟁의 본질적 의의와 그 배후에 있던 미국의 무도함과 자국이기주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는 것도 의미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아름다운 경험을 선사해준 동연장과, 함께 수고한 동아리 연합회 식구들에게 감사드린다.

김태원(사과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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