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하고 유장한 매력 발산

바쁜 일상 속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춰 생활의 여유를 찾고 싶을 때 한번 쯤 다채로운 유물들을 관람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개교 98주년 기념 ‘기증 유물 특별전’이 지난 10일부터 본교 박물관 제2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특별전에는 정기용 씨의 목조나한상을 비롯하여 강석주 스님의 청화백자산수문연적, 이지관 스님의 신중도 등 약 150여 점이 전시돼 있다.
이중 먼저 정기용 씨가 기증한 목조나한상(조선후기, 42.5㎝)을 눈여겨볼 만 하다. 연꽃형 대좌와 사자를 안은 듯한 몸을 이루고 있는 이 전시품은 나무 조각의 새김이 간결하면서 양감이 잘 살아 있는 조선후기의 불상에서 볼 수 있는 대표적인 조각양식이다. 나무로 만들어졌으나 금빛의 다채로운 색채를 나타내고 있으며 그 속에는 실과 서적들이 있어 사람들로 하여금 불상에 생명을 불어넣어 준다는 의미를 갖게 한다.

가산불교문화연구원장 이지관 스님이 기증한 신중도(1887년작)라는 불화도 여느 미술품과는 달리 그 분위기가 의미심장해 보인다. 신중도는 주요 신장상의 표현과 배치 양식에 따라 그 유형이 구별되는데 주로 녹색과 적색이 주조를 이루고 있어 보는 사람들이 그 강렬함에 넋을 놓기 일쑤이다.

종단 원로 강석주 스님이 기증한 청화백자산수문연적(조선후기, 높이 7.9㎝)은 단아하고 도도한 자태가 뭇 관람객들의 마음을 빼앗을 정도로 그 자태가 빼어나다. 이 작품은 조선후기 본원의 강산을 청화로 그려 넣은 보편화된 도안의 사각 연적으로 그 색채가 맑고 은은하다. 청화백자산수문연적의 가장 대표적인 특징은 청과 백의 만남으로, 마치 가을하늘을 나는 한 무리의 백로를 연상하게 할 정도다.

이밖에 이번 특별전에는 한 재일교포가 기증한 조선전기의 계회도인 희경루방회도(조선전기, 1567년작), 연화당초문암막새, 아미타불도 등 여러 가지 불교유물들을 관람할 수 있다.
유물전을 관람하던 하태봉(식품공학99졸)동문은 “불교적 특성을 살린 다양한 불교 미술품을 만날 수 있지만 전시 규모가 작아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이번 개교 98주년 기념 특별전은 다음달 11일까지 열릴 예정이며, 박물관은 앞으로 개교 100주년을 맞이하는 2006년도에 학교역사자료를 중심으로 백주년기념사업본부와 함께 전시전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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