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회 ‘사업차질’ 울상, 학생 ‘이중부담’ 외면

본교 학생들은 같은 이름의 ‘다른’학생회비를 두 번 납부해야만 한다. 등록금 고지서에 명시돼 일괄적으로 납부하고 있는 8천원의 학생회비에 별도로 해당 학과의 학생회비를 한번 더 납부해야하기 때문이다. 현재 2만원에서 9만원까지 학과마다 천차만별로 징수되고 있는 이러한 학과 학생회비는 학생들에게 적지 않은 부담이 되고 있다. 또한 일부 학과에서는 학생회비를 내지 않는 학생들에게 불이익까지 주고 있어 적지 않은 학생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왜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학과 학생회에서는 학생들의 이러한 불평을 감수하고라도 매년 학기 초마다 학과 학생회비를 별도로 징수하지 않으면 사실상 한 해 사업의 운영이 어려운 형편이라고 토로한다.
현재 등록금에 포함돼 한 학기당 8천원씩 납부되고 있는 전체 학생회비의 경우 △선거공영제비 △대동제 준비비 △연합체 회비로 일부가 먼저 원천 징수되고, 남은 금액을 4대 6의 비율로 중앙기구와 각 단과대가 나눠 배분하고 있다.

하지만 단과대별로 지급되고 있는 전체 학생회비의 금액이 학과 학생회까지 배분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에 한 학기의 사업인 △학과 학술제 준비 △새내기 유치비 △개강·종강 파티 비용 △학과 M.T비용 등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해당 학과 학생들에게 별도의 학과 학생회비를 내라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에 반해 대다수의 학생들은 학과 학생회비의 징수에 대해 ‘왜 내야 하는지 모르겠다’, ‘잠깐 피해 다니면 내지 않아도 되는 돈이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학생회비의 사용 계획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채 학생들에게는 무조건 납부하라는 강요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학과 학생회비의 경우 전체 학생회비와 달리 감사가 제대로 실시되고 있지 않아 그 투명성에 대한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학과 학생회에서는 자체적 감사를 실시해 학과 게시판을 통해 공개하고 학기 말에 학생 총회를 통해 전체 결산 내역을 발표하고 있지만 이 역시도 학생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는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와 관련해 김창균(광고4) 광고학과 학생회장은 “70명의 학생 중 현재 8명만 학생회비를 낸 실정”이라며 “이로 인해 학과에서 학기 초 계획했던 사업에 차질을 빚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유로 심지어 일부 학과에서는 학생회 임원들이 받는 장학금 전액을 학생회 운영비로 사용하고 있기도 하다.
 

일괄적 지급제도 마련 시급

학과 학생회와 학생들 사이의 학생회비를 둘러싼 이러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의 제도로는 일부의 학생만이 이중의 학생회비를 납부하는 불평등한 구조가 지속 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전체학생회비와 같이 학과의 학생회비도 총대에서 일괄적으로 지급될 수 있는 제도의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총대의원회 비대위원장 김동우(중문4)군은 “전체 학생회비와 같이 과 학생회비 역시 등록금 고지서를 통해 일괄적으로 고지돼 학생들의 불평등을 없애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제도가 마련되기 위해서는 현재 몇 년째 물가인상에도 불구하고 8천원인 그 금액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현 학생회비의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계획 역시도 학생회에 대한 학생들의 신뢰가 전제 될 때에만 가능하다. 이에 따라 학생회는 학생들이 학생회비를 납부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현실적 혜택이 어떤 것들이 있는지에 대한 이해와 동의를 구하는 방안들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대자보나 학과 게시판의 공개에만 한정된 예·결산 내역을 학과 학생들의 개인 이메일을 통해 발송하는 등 모든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이끌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학생들의 참여는 학생회 활동에 대한 ‘진정한’신뢰와 이해가 전제 될 때에만 가능한 것이다.

학생회에서는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을 원망하기 이전에 자신들의 현재 모습을 돌아보고 이를 시정해 나갈 수 있는 열린 마음을 갖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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