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어김없이 흘러 어느덧 2학기의 문턱에 들어섰다. 새로운 학기가 시작됨에 따라 각 동아리 구성원들은 그동안의 성과를 정리하고 보여주는 전시회며 공연의 준비로 무척이나 부산해 보인다. 그 해의 성과를 돌아본다는 의미에서 그 준비는 참으로 뿌듯할텐데 표정이 그리 밝지만은 않다.

그들의 마음과는 달리 ‘돈’이라는 현실적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 것이다. 1년의 성과를 성심을 다해 표현하자면 돈은 자연히 필요할 수밖에 없다. 공식적인 동아리 지원금은 턱없이 부족한데 그렇다고 각 구성원들에게 5만원 넘게 내라는 요구는 엄청난 부담이 된다. 고등학교를 다니던 시절의 상황과 지금의 모습이 너무나 유사하다는 말을 하고 싶다. 고등학교의 동아리란 그야말로 이름뿐이었고, 지원금이라 할 것도 없다. 대학진학을 위한 중간과정으로 전락해 버린 고등학교에서의 동아리는 그저 주마다 하루 있는 특별활동 시간을 위해 존재했었다. 대학도 마찬가지인가? 대학이 ‘취업인 양성소’라는 논리가 우리의 현실인 것인가? 그래서 동아리는 ‘없으면 이상하니까’ 존재하는 것이고 그 논리에 따라 동아리는 철없는 학우들의 모임이 되어버려서 9년 전의 지원금에 만족해야 하는가?

입시 지상주의가 만연한 고등학교와 대학의 차이는 진리와 이상의 실현에 있다고 믿고 있다. 현실에 물들지 않은 그 이상의 실현에 동아리 활동이 밑거름이 될 수 있도록 대학 당국의 책임 있는 의식과 자세를 기대해본다.

김태원(사과대1)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