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놀이같이 접하면서 흥미를 가지게 됐죠”

매일 토익이다, 토플이다 영어 사전을 끌어안고 끙끙거리는 우리.
영어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대학생들은 대학 생활의 절반을 영어공부에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학생들의 입에서는 영어에 대한 걱정과 푸념이 섞여 나올 뿐이다.
이처럼 골치 덩어리인 영어를 그야말로 ‘신나는 놀이’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 조금은 과장된 몸짓과 독특한 강의로 신선한 흥미를 끌고 있는 이근철(39) 영어강사. 그를 만나 영어학습 노하우 등에 대해 들어보았다.

-영어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초등학교 때 우연히 팝송을 들으며 조금씩 미국의 문화와 언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AFKN 라디오 방송을 듣기 시작했고 친구들과 팝송 동호회를 만들어 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때부터 각종 회화 테이프 듣기를 즐겨 하기 시작했으며 미국에 있는 같은 또래의 학생들과 펜팔을 주고받기도 했다. 또한 길을 가다 지나가는 외국인들에게 아무런 스스럼 없이 교과서에 나온 영어대화 내용을 그대로 따라해 보기도 했다.
영어에 관심과 흥미가 생기다 보니 더욱 많이 알아가게 되고 이에 따라 자연히 자신감이 생기게 됐던 것 같다.

-대학 생활은 어떠했는지.
=누구나 지금의 내 모습을 보고 ‘대학 시절에 영어 공부에만 매달렸겠지’ 하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영어에 관심이 많아서 영문학과를 선택했고 남들보다 뛰어나고 싶다는 욕심에 어휘 3만3천개를 한 주에 익히려고도 했다. 하지만 이러한 공부 이전에 그동안 경험해 보지 못한 것들을 직접 경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에서 많은 아르바이트를 했다.
그 중 선배들과 무역 관련 일을 하다가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 작은 노점상에서 수박을 팔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4학년 때 올림픽 자원봉사자로 뽑혀 통역 일을 했던 것이다. 그것을 계기로 많은 외국인 친구들을 알게 되었고 외국의 다양한 문화를 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다녀오지 않고도 영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비결은.
=어려서부터 미국의 라디오 방송이나 길에서 만난 미국인 친구들을 통해 그 나라의 문화를 접하다보니 굳이 유학이나 어학연수를 다녀오지 않았어도 외국인과 대화하는 것이 두렵지 않았다.
요즘 대학생들은 유학이나 어학연수가 필수코스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이전에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언어에 관심을 가지게 될 때 영어가 훨씬 친근하고 쉽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영어학습을 효과적으로 하기 위한 방법이나 조언이 있다면.
=영어를 잘하기 위한 방법으로 네 가지 단계를 추천한다.
첫째로 심리적 강박관념을 스스로 허물어야 한다. 우리나라 영어 학습자들은 대개 자신이 외국에 있는 원어민이나 동시 통역자 만큼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혀있다. 그러다 보니 매일 자기 스스로 ‘나는 영어를 못한다’ 를 반복해서 학습하고 있다.
두 번째는 조그만 계획들을 세우는 것이다. ‘오늘은 전화통화와 관련된 표현부터 익혀야지’ 하는 식의 작은 계획부터 세워보는 것이다.
셋째로 앞서 말한 계획들을 내일로 미루지 말고 당장 오늘부터 실천하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문화가 배제된 언어는 없다는 것을 명심하고 미국 사회의 현재 문화와 구조를 파악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조그만 계획과 실천들이 쌓여 진정한 영어 실력을 갖추게 된다.

-앞으로의 계획.
=EBS와 KBS 영어 강의 프로그램에서 지속적으로 영어 강의를 할 계획이다. 나아가 현재 미국 문화와 우리 문화가 어우러진 영어 컨텐츠를 제작하고 있고, 이를 일본이나 미국 등 여러 나라에도 수출할 계획이다.
영어를 가르치는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이 없어 설령 내가 먹고 살기 어려워지더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이 영어학습에 소요하는 시간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면 이를 위해 노력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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