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과정 45% 가량 정원 미달

본교 2004학년도 일반 대학원 입학 정원은 박사과정 231명, 석사과정 615명이다. 그러나 현 대학원 인원 현황을 살펴보면 박사과정은 정원을 채웠지만 석사과정은 총 339명으로, 전체 정원 중 약 45%에 가까운 인원이 미달됐다. 미달률을 계열별로 살펴보면, 예체능계열이 58%로 가장 높았고, 공학계열 53%, 인문사회계열 47%가 그 뒤를 이었다.


교육의 질 하향화

본교 일반대학원 문제는 단순히 입학 인원 감소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서울대대학원을 비롯한 대부분의 대학원 입학 정원이 늘어나면서 학부생들의 대학원 상향지원 경향이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본교 또한 현 대학원생들 중에서는 타 대학 출신 학생들의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이들 가운데에는 불교학이나 영화영상학과 같이 우리학교의 전통 있는 학문을 전공하기 위해 입학한 학생들도 있지만 대부분이 지방대학 학생들이다. 더구나 대학원 지원 감소로 현 석사 과정 입학시험은 형식적인 것일 뿐 100%의 합격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일반 대학원의 전체적인 수준 하향화를 불러일으켰다.

대학원 전임교수가 미술사학과 3명을 제외하고는 한명도 없다는 사실은 대학원 교육환경의 열악함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학부수업과 대학원 수업 나아가 보직 업무까지 맡아야 하는 교수들은 자연히 활발한 연구를 통한 역량 증가가 힘들게 되고 이러한 교수들의 능력 저하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대학원생들의 몫이다. 따라서 대학원 강사들의 전임교수화를 통해 대학원 전임교수 비율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앞으로 2007년까지 잠정적인 박사 실업자의 수는 7만명이라고 한다. 대학원 강사들의 전임교수화는 고급인력의 채용기회를 늘리는 동시에 대학원 교육의 질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다.


정원감축 등 장기적 대안 필요

일반 대학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우선 단계적인 정원감축이 실시돼야 한다. 이러한 정원 감축의 방법으로는 모든 계열을 똑같은 비율로 줄이는 방법과 선택을 통해 일부 학과의 정원을 줄이거나 다른 학과와의 통폐합을 추진해 보는 방법이 있다. 후자는 몇 몇 학문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특성화와 통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일반대학원의 특성화는 조심스럽게 제안 되고 있기는 하지만 기초학문 도태 초래 등 몇 가지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현재 본교는 대학원발전위원회(가칭)를 구성해 △연계전공 △산학협동 △학부·대학원 통합 시스템 등 다양한 활성화 방안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일반 대학원은 학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근시안적인 사고로 대학원 지원 인원 감소 해결에 초점을 맞춰 해결방법을 찾기보다는, 과감한 정원 축소와 투자를 통해 대학원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 수준을 높이는 것이 장기적인 발전방향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수대학원도 문제 심각

대학원 지원 감소는 특수 대학원에서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되고 있다. 특수 대학원은 사회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재교육 기관이기 때문에 일반대학원에 비해 경기 상황의 영향을 크게 받는 편이다. 이는 IMF를 겪으면서 꾸준히 감소한 특수대학원 지원 인원에서 확인 할 수 있다. 일례로 언론정보대학원은 2002년도부터 입학 지원이 감소해 올해는 20%의 미달율을 기록했다.

따라서 본교에서는 이러한 특수대학원의 미달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학과 간의 통폐합 △인원 자율화 등의 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 하지만 특수대학원 또한 인원 감소 문제 해결만을 위해 고민하기보다는 특수대학원의 설립 목적인 사회인들의 재교육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동안 특수대학원은 적당히 하는 학생들에게 적당히 학위를 준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언론정보대학원 박만규 교학과장은 “특수대학원은 교육 질 향상에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개선의 어려움을 말했다.

특수대학원은 무엇보다도 본래의 취지를 살려 사회인을 재교육하는 역할을 이행할 수 있도록 개편이 필요하다. 본교의 미술심리치료학과와 같이 사회인들을 재교육하는 역할을 하면서 실용성을 추구하는 커리큘럼은 좋은 사례이다. 특수대학원은 일반대학원과는 달리 교육과정 자체를 시대의 요구에 맞게 변화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 시급하다.
입학 인원의 감소는 산재해 있는 대학원 관련 문제들 중 하나일 뿐이다. 이러한 미시적 사안에 초점을 맞춰 방안을 모색하기보다 첫 단추부터 다시 끼운다는 마음으로 장기적인 대책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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