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다 튼실한 대학생이 되는 경험 제공
무역협회 인턴으로 파견된 지난 6개월 동안, 어학연수나 여행이 아닌, 인턴으로 캐나다 생활을 접해야 했던 나는, 사회, 경제, 문화의 고른 분야에 걸쳐 비교적 다양한 시각으로 캐나다와 이민사회를 보려고 나름대로 노력했다.
캐나다는 한국인들에게는 비교적 친숙한 나라 중 하나다. 아름다운 자연 환경과 미국과 근접해 있는 지리적인 이점으로 인해 해마다 수많은 사람들이 캐나다 이민을 고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민이 캐나다 내 한국인의 위상 제고로 이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한편, 캐나다는 한국 대학생들에게 어학연수의 나라로 친숙한 곳이기도 하다. 지난해 캐나다를 찾은 유학생 중 한국인이 일본과 중국 학생들을 제치고 그 수에서 1위를 했다는 사실은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하지만, 캐나다를 찾는 한국 학생들이 많다는 사실은 역설적으로 어학연수를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어학실력의 향상을 경험하지 못한채, 토익 실력의 향상만을 기대하며 돌아가는 그들의 뒷모습에서 나는 한국사회의 ‘토익 만능주의’를 안타까워해야 했다.
인턴으로 6개월동안 근무한 무역회사는 국내에서 MP3 PLAYER 및 USB를 수입하여 북미시장에 판매하는 회사였다. USB를 북미시장에 들여오는데 성공한 회사는 지난해까지 오프라인 상에서 Best Buy, Costco, Radio Shack등을 통해 USB를 판매하여 매출을 늘렸다.
이는 현재 북미에 나와 있는 글로벌 기업들의 치열한 제품경쟁을 고려해 볼 때 극히 드문 성공사례로 뽑혔는데, 내가 근무를 시작한 시기는 중국업체들과의 가격경쟁력을 극복하지 못하고 오프라인상에서의 판매를 중단한 상황이었다. 그리하여 중국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대비, 제품의 판매 전략을 정비하는 단계였다.
주말이면 집 근처 해변에서 선탠을 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자연과 더불어 편안하게 여유를 즐기는 캐나다인들의 모습을 흔히 볼 수 있었다. 그 여유가 삶의 풍요로움에서 오는 것인지, 혹은 바쁜 생활 속에 삶의 지혜로 묻어나는 것인지를 단언할 수는 없었지만, 비교적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게 여유를 즐기는 그들의 모습 속에서, 그동안 내가 경험하지 못한 ‘자유’ 의 또 다른 이면과 그 의미를 다시금 곱씹어 볼 수 있었다.
해마다 캐나다의 교육산업을 살찌우고 있는 한국과 미국으로 밀입국하는 삐뚤어진 일부 한국인의 모습 속에서, 그리고 북미 시장의 무한한 가능성을 향해 열심히 뛰는 한국 기업인들의 모습 속에서, 나는 한국과 한국인의 국제적인 위상을 이해해야 했다.
또한, 애완견을 키우는 홈리스와 그들과 자연스레 이야기를 나누는 캐나다인의 모습 속에서, 길거리에서 동성애자들이 키스를 하고, 마리화나 소지 합법화가 공공연히 논의되는 사회의 모습 속에서 나는 캐나다를 이해해야 했다.
그리고 무역협회 ‘청년무역인력양성’ 사업의 일원으로 6개월간 캐나다 인턴 파견근무를 성공적으로 마친 지금, 그러한 수많은 사회, 경제, 문화적 경험은 내가 보다 튼실한 대학생으로 거듭나는데 밑거름이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용준(경영대학 경제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