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대회 전국 곳곳에서 열려 … 국제 참가단과 함께 쌀개방 반대

“열사정신 계승하여 식량주권 수호하자, 전 국민이 하나 되어 WTO 박살내자!”
지난 11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 모인 약 1,500여명의 사람들은 한 목소리로 이와 같은 구호를 외쳤다. 오후 3시 ‘9·11 이경해 열사 정신계승 우리쌀지키기 식량주권수호  WTO/DDA 반대 국민대회’를 시작할 즈음만해도 한산했던 공원은 점점 굵어져 가는 빗줄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해서 모여드는 집회참가자들과 취재진으로 가득 채워졌다.
 
이날 행사는 지금까지의 농민대회와는 달랐다. 농민대회가 열릴 때마다 농민들이 전국에서 몇 백대의 버스를 동원해서 투쟁하는 모습이 연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 집회는 농민들의 대표, 농민들과 함께 쌀시장 개방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전국의 농민들과 함께하기 위해 모인 자리였다. 특히 헨리 사가기(인도네시아 농민연대 대표) ‘비아  캄페시나’사무총장, 프랑스의 농민활동가 조세 보베 등 국제참가단 또한 함께 해 쌀 시장 개방에 압력을 행사하는 초국적 자본에 대항해 국제 농민 연대의 힘을 보여줬다. 

행사는 △이경해 열사 추모제 △국민대회 △행진 및 정리집회 순으로 진행됐다. 이경해열사 추모제 사회를 맡은 정기환 전국농민연대 집행위원장은 “WTO가 농민을 죽인다, WTO에서 농업을 제외하라” 했던 이경해 열사의 말을 인용하며 국민 생명이 달려있는 식량산업인 농업은 무역대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추모시 낭송을 맡은 최민희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사무총장은 “정부 정책에 묵묵히 따라온 농민들이 받아야 하는 대가가 대책없는 쌀 시장 개방이냐”며 노무현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진 2부 국민대회 행사에서는 정광훈 국민운동본부 대표를 비롯해 많은 인사들의 정치연설이 있었다. 연설자들은 쌀 개방 관련 협상이 시작된 지 수개월이 지났음에도 정부당국이 비밀리에 협상을 진행 할 뿐 국민과 농민들에게 협상의 목표와 경과를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또한 문경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쌀 시장 개방을 막기 위해 모든 것을 걸고 나서겠다”며 앞으로의 쌀 시장 개방 저지 투쟁에 강한 의지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낭독된 결의문에서 참가자들은 불평등 교역을 강제하여 약소국에게 고통을 전가하는 WTO, DDA에 반대하는 것이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국가이익 모두에 합당한 일임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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