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호 동대신문 1면 기사는 ‘현 재학생의 학업준비시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및 재학생들이 너무 공부를 안 한다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하고 있었다. 물론 상당히 수긍할 만한 내용이며, 나 또한 이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 과연 학생 개인들에게만 이 문제의 책임을 추궁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 과연 학교는 학생들의 학업준비를 위해 모든 책임을 다하고 있을까?

매 학기 초 학생들은 강의마다 제시되는 교재들로 고민을 한다. 강의에 필요한 책을 대략 합산해 보면, 수업에 필요한 주 교재가 약 10권(평균 15학점을 놓고 보았을 때), 부교재 및 보고서 작성에 필요한 책까지 합하면 최소 15권이다. 이 책 모두를 구입한다는 것은 경제적으로 어렵기에 학생들은 자연히 도서관을 찾게 된다. 그러나 현대식 시설을 자랑하는 도서관은 겉으로 드러나는 위용만큼 학생들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필요한 책들이 없어 학생들은 번번이 헛걸음을 하고, 결국 주머니 사정을 고려해 최소 수준으로 교재를 구입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학교가 학생들의 학업을 진정으로 걱정한다면, 학생들의 태만을 지적하기 전 이 같은 불편함부터 먼저 해결해야 한다. 다음 학기 진행될 수업 강의계획서를 검토해 필요한 책들을 준비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학교 도서관이 보유하고 있는 장서는 약 92만권이라고 한다. 그러나 이것이 미국 혹은 유럽 대학들은커녕 서울의 타 대학이 보유하고 있는 장서와 비교해 턱없이 모자라다는 것을 생각하면 씁쓸하다.

정찬영(사과대 정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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