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발상으로 ‘제2르네상스’ 향해

 

현재 본교 동아리연합회에 등록돼 있는 동아리는 70개다. 그러나 현재 동아리는 ‘사람부족’을 비롯한 여러 문제점들로 존폐위기에 처했다. 이는 본교뿐만 아니라 여타 대학 동아리들이 겪고 있는 실정이기도 하다.

이에 지난 8일 본사 회의실에서는 본교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대학동아리 위기의 원인을 살펴보고, 대안을 모색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이 날 좌담회에는 장우성 ‘대학내일’ 기자, 이동철(독문4) 본교 동아리연합회 회장, 김수린(이화여대 국문2) 국제학생자치단체 ‘AIESEC’ 이화여대 지부장, 송호림(경제2) 본교 학술동아리 ‘민중사랑’ 회장, 정새미(신방2) 학생이 참가했다.


사회자 = 동아리가 대학 내에서 차지하는 의미와 역할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장우성(이하 장) = 동아리의 의미는 사회 흐름에 따라 변화한다. 현재 동아리는 ‘대학사회를 반영하는 여러 것들 중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이동철(이하 이) = 80년대 동아리는 전문성을 갖추고 다양한 종류의 대학·학술문화 등을 반영하는 공동체였다. 그러나 현재는 자기 계발을 위한 공동체, 소모임의 형태를 띠고 있다.

김수린(이하 김) = 대학의 역할이 예전과 바뀐 현실에서 학생들은 자기계발이나 진로와 관련된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장으로 동아리를 많이 찾고 있다.

송호림(이하 송) = 개인의 친목도모, 유대감 형성 등을 위해 발전하기도 한다. 예전에는 자신의 생각과 모습을 표출하고, 관심분야의 동아리에 들어가는 경우가 많았으나 현재 이러한 역할은 다소 축소됐다.

정새미(이하 정) = 흥미를 가진 분야에서 활동해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실제로 단과대 소모임 등에서도 소화할 수 있는 기능이기도 하다.


전문성 미비 등 사회변화 부응 못 해

사회자 = 현재 본교를 포함한 대학 동아리가 안고 있는 문제점과 원인은 무엇인가.


이 = 본교의 경우 70여개 동아리 중 일상사업, 대외사업 등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는 동아리는 실제 20여개도 되지 않는다. 많은 동아리들이 단순한 친목모임 수준으로 전락해있다. 또한 새로운 구성원이 들어오지 않아 문을 닫는 동아리도 생겨나고 있다. 예전 동아리들이 대학문화를 창출하고 진보적 담론을 만들어냈다면, 현재는 대중문화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소비의 주체가 돼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이는 현재 취업난 등 학생들이 동아리에 적극 참여할 수 없는 사회적 여건이 조성되고 있는 면이 작용한다. 뿐만 아니라 사회여건은 변화하는데 학술·사회분과 등 다수 동아리들이 커리큘럼 등 면에서 변화를 꾀하지 못해 학생들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 = 2학년이 동아리 회장을 맡는 체제는 전문성을 약화시킬 수 있지 않는가.

송 = 1년 동안 배운 활동은 아무래도 미흡하기 때문에 새내기에게 다 가르쳐 줄 수 있는 역량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또한 동아리 운영을 하다 보면 실제로 구성원 전체를 한 번 모이게 하는 것도 힘들다.

김 = 동아리의 특성화, 전문화 능력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체계적이고 뚜렷한 활동방향과 내용 등이 부실해 학생들이 동아리의 필요성을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정 = 뿐만 아니라 일반 학생들이 동아리의 장점, 활동내용 등을 알 수 있는 기회인 전반적인 홍보가 부족하다. 또한 학과 수업 외 여러 생활로 바쁜 현재 대학생들에게 동아리는 ‘내 시간을 희생하는 곳’으로 인식된다.

김 = 그러한 부분은 동아리 활동이 구성원의 만족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의 경우 전공 수업보다 동아리 활동에서 얻을 수 있는 경험이나 배움이 더 크다고 판단돼 동아리 활동을 선택했다. 이것은 ‘기꺼이 내 시간을 투자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장 = 7, 80년대 동아리는 대학문화에서 독점적 위치를 차지했다. 당시 학생들이 소속감, 연대감을 느낄 수 있는 공간이 학생회와 동아리로 국한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는 이러한 기능을 기업의 대학생 프로그램, 자치 모임 등에서 분담해 동아리의 역할이 축소됐다.
또한 동아리의 콘텐츠 부족, 즉 ‘동아리가 내용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그런데 현재 동아리들은 계속 ‘예전의 아이템과 방법으로 어떻게 하면 잘해볼까’라는 생각만 하고 있다. 이는 결국 대학문화의 후퇴까지로 이어질 수 있다.


연합동아리·지역 네트워크 구축 필요

사회자 = 그렇다면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은 어떤 것이 있을까.


정 = 매년 초 신입생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동아리 설명회 등이 개최될 필요가 있다. 또한 소모임과 다른 동아리만의 특성을 학생들에게 알려내야 할 것이다.

장 = 기존 동아리는 과거의 영화를 잊어버려야 한다. 옛 추억은 동아리를 점점 퇴행의 길로만 몰아넣기 때문이다. 발상의 전환을 조금만 해보면, 먼저 동아리가 굳이 한 대학 안에만 있을 필요는 없다. 유사한 성격의 동아리가 연합해 서로 부족한 점을 도와주고 공동공연·모임 등을 가져 분야의 전문화와 특성화를 높일 수 있다. 동아리 중 가장 큰 침체를 겪고 있는 학술분과도 연합동아리 체제는 호응을 얻고 있다. 이러한 동아리의 경우 역사성, 전문성과 함께 뚜렷한 활동계획과 내용, 선후배간의 유대감도 돈독하다.
또한 외국의 경우 지역중심의 클럽 구성이나, 전문화된 사회 집단과 유대관계를 맺음으로써  활성화 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동아리의 새로운 위치와 역할을 찾아내야 하는 것이다. 만약 동아리가 기존의 고정관념과 메커니즘을 뛰어넘는다면 또다시 부흥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김 = 앞에서 말한 사회연계활동으로 우리 동아리의 경우 대외협력부서가 있는데, 이곳에서 사회봉사활동 유치나 동아리 소식을 담은 뉴스레터를 선배들에게 지속적으로 보낸다. 이는 선배들의 관심 유도와 동아리 구성원들에게 자긍심 등을 고취시키는 역할을 해 격려할 만한 사항이다.


사회자 = 본교 동아리의 경우 과거 활발한 활동을 통해 얻은 일부 동아리 방이 현재 몇몇 구성원들의 이른바 ‘여관’의 기능으로 전락했다. 반면 대내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는 신생 동아리는 강의실을 빌려 사용하는 처지다. 이에 대한 대안은 어떤 것이 있나.

이 = 사실 매우 심각한 문제다. 실제로 5개월간 문이 잠겨있는 동아리 방도 보았다. 반면 동아리 방이 없는 동아리들은 자비를 털어 연습공간을 마련하는 형편이다. 중앙동아리로 인정받는 절차가 현재 까다로운 것이 사실이고, 개정될 부분도 있지만 어떠한 전문성도 없이 쇄락하는 동아리도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검증은 꼭 필요하다고 본다.
실제 본교 상황으로 봤을 때 대중의 인지도를 갖고 있는 동아리와 그렇지 않은 동아리의 구분은 확연해 질 것 같다. 이러한 현실에서 비슷한 분야의 동아리를 통폐합하는 등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자(정리발언) = 지금까지 본교 동아리의 현실을 중점으로 대학 동아리들이 갖고 있는 문제점과 원인을 짚어보고, 대안을 모색해봤습니다. 앞으로도 동아리 구성원들이 주체적으로 이에 대한 지속적인 문제제기와 함께 해결 방안을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입니다.

 

사회·정리 = 최민희 기자
mh705@dongguk.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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