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주장’ 완전실명제 논란
본교 홈페이지 여론 게시판 ‘나의 주장’에 일부 게시자의 욕설과 인신공격성 글이 난무하자 완전실명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완전실명제에 대한 학내 구성원의 찬·반 의견을 들어본다.

 

정당한 ‘나’의 주장으로 여론 위상 세워야 할 것


소규모 사이버 공동체에서 익명성은 자신의 기존 정체성을 탈피해 이를 다양한 방식(아바타, 닉네임 등)으로 표현하는 데 성공했다. 또한 사이버 세계는 그간의 일방적 대중매체와 달리 쌍방향 소통이 가능해 민주적 소통의 가능성을 제시해 주었다.
그러나 이것이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진 대규모 공동체를 대상으로 익명성이 유지된 채 이용되었을 때 종종 폐단이 나타나곤 한다.

재학생부터 동문, 교직원까지 아우르는 본교 ‘나의 주장’이 대표적인 예다. 여론을 수렴하겠다는 의지로 고안된 이것은 불행히도 수만명을 대상으로 익명성과 무한 소통이 가능한 관계로 맺어지기 때문에 주장하는 바의 입증 책임을 회피하고 여론을 조작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일반 회원의 입장에서 특히 자신의 정체를 밝히지 않으려 하기 때문에 책임을 회피할 수 있고 그렇게 이루어진 회원들의 관계는 감정의 상처만 남길 소지가 크다.
실제 이렇게 운영되고 있는 나의 주장은 모르는 사람들과의 감정 충돌로 상처받은 사람들의 의견교환을 불가능하게 하고 있다.

홈페이지 운영집단만이 게시자의 정체를 알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이것은 사실에 대한 접근도의 차이로, 운영 집단이 여론 해석을 독점할 수 있다는 것과 운영 집단의 운영 방침에 불만을 가진 집단에 대한 불신을 조작하는 것도 가능해짐을 의미한다. 결국 진실이 은폐된 채 나의 ‘주장’을 빙자해서 의사소통이 왜곡되고 여론이 조작되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어수선한 상태이긴 해도 학내 여론 광장의 핵심은 나의 주장이다. 학내 문제에 대한 발언의 기회가 누구에게나 열려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의 주장에서 ‘나’ 하나의 주장이 정당하게 대접받을 수 있어야 여론의 위상이 가능할 것이다. 지금의 거대단위 익명 공동체 속에서는 부득이 ‘실명제’를 통해 주장의 입증 책임성을 높이는 것으로 여론의 위상을 회복하고 여론 조작의 가능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실명제를 통해 합리적으로 학내 사안에 대한 의견을 반영하고, 거세된 ‘나’와 동악내 이질성을 포용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차경윤(사과대 정외3)

 


솔직한 자기표현 가능케하고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지 말아야

요즈음 본교 홈페이지의 여론광장 사이트의 ‘나의 주장’란에 게시자명을 현재 익명제에서 실명제로 전환하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고, 실명제 전환에 관한 설문조사에서도 60.26%가 찬성했다고 한다. 이러한 통계에도 불구하고, 감히 필자는 익명제를 고수 할 것을 주장한다.
컴퓨터가 발명되고, 자유로운 여론형성을 위한 익명제의 글쓰기는 컴퓨터가 갖는 큰 장점 중의 하나이다. 익명성은 누구라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도 거리끼는 마음 없이 또한 남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의견을 솔직하게 나타낼 수 있게 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다만 이러한 익명성의 글쓰기는 구성원간의 용인할 정도의 에티켓이 전제되어야 한다.
본교 홈페이지 ‘나의 주장’은 그 이름부터 글쓴이의 주장을 나타내는 곳이다.
그런데 일부 학생들이 익명성하에서 상대방을 비방 또는 폭로하는 글을 올리거나, 건전하지 못한 말들로, 심지어 욕설내지는 음란한 문장을 올릴 것을 우려하여 (실제로 일부 나타났다고 해도) 실명제로 전환한다면 평소 말이 없고 자신을 밝히면서까지 의견을 내세우기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에게는 이 또한 장애로 작용하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네티즌끼리 서로 갑론을박에 의해 게시판이 자정될 수 있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다.
‘나의 주장’란 맨 위에 쓰여있는 내용처럼 ‘개인의 의사를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고, 서로의 얘기를 편안하고 즐겁게 하는 공간’으로 만들어 가도록 서로 노력해야한다.

이러한 여러 장점을 무시하고 실명제로 전환 하여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지 않기를 기대하며, 실명제를 주장하는 학생들을 위해 ‘본 공간에 어울리지 않는 내용은 임의로 삭제 될 수 있습니다’라는 것을 적극 활용할 것을 권해 본다.

 박광호(연구처 연구지원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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