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카드연체자 급증 사회문제로 제기

 

현재 해외 투자 기관들이 잇따라 우리나라의 올해와 내년 경제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는 가운데, 경제 불황이 점차 장기화되면서 서민경제가 급속도로 위축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실질적 경제 활동 인구가 아니기 때문에 경기 침체에도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대학생들의 현재 경제생활은 과연 어떠할까.

사실상 그동안 대학생들은 기성세대로부터 경제생활에 있어 ‘소비지향적이다’ ‘무계획적’이라는 등의 비판을 받아왔다. 실제로 많은 대학생들이 유흥비, 외모 관리비 등에 높은 비중의 용돈을 지출하고 있으며, 신용카드의 남용으로 대학생 카드 연체자 급증이 사회적 문제로 제기되기도 하고 있다.

지난 28일 대학문화신문이 서울소재 주요 대학 500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대학생 경제생활의식’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학생의 22%가 카드 연체 경험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답해, 신용카드를 소지한 5명의 학생 중 1명꼴로 연체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큰 액수의 돈을 가지고 있지 않은 대학생들이 물건을 손쉽게 할부로 구입할 수 있는 신용카드를 사용해 충동구매, 무분별한 소비 생활 등에 빠져들게 된 결과이다.

이와 관련해 경제학과 배형 교수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학생들의 자기 각성이 필요하며, 정부차원에서의 법안 마련과 카드 사에서의 대학생들을 위한 맞춤 카드개발 등의 해결책 마련이 시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세대 짠돌이, 짠순이 급증

하지만 대학생들이 이렇게 각종 언론과 기성세대들의 우려대로 무분별하고 무계획적인 경제 생활에만 빠져 있는 것은 아니다.

매년 높아만 가는 등록금과 학비 마련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요즘, 자신들의 등록금은 자신이 직접 해결하려는 학생들이 점차 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이석현(사과대1)군은 “부모님의 경제 사정이 어려워짐에 따라 어쩔 수 없이 이번 학기를 휴학하며 다음 학기 학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적지 않은 수의 학생들이 자신의 학비를 직접 마련하기 위해 학기 중이나 방학 기간을 이용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으며 심지어는 한 학기나 1년을 휴학하는 학생들도 있다.

또한 ‘소비가 미덕’이라는 예전 대학생들의 모습과는 달리 점차 절약을 생활화하는 대학생의 수가 늘고 있다. 실제로 용돈을 아끼는 비법, 에너지 절약 방법 등을 소개하며 현재 32만 명 회원이 가입해 화제가 되고 있는 인터넷 ‘짠돌이 까페’의 경우, 경제가 어려워진 이후 대학생 회원이 급증해 현재 85%가 20대의 회원이라고 한다.

또한 많은 대학생들이 절약을 위해 무조건 안 쓰고, 안 먹기보다는 발 빠른 정보력으로 쿠폰, 할인카드 등을 이용하며 자신들이 누려야할 문화생활은 충분히 즐기며 생활하고 있다.  

대학들 합리적 경제위한 강의 개설

각 대학들 역시 이러한 대학생들의 건전한 경제 의식의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이색적인 강의를 열고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양대에서는 이번 학기에 ‘금융교육특강’을 새롭게 개설해 학생들에게 합리적인 경제생활과 신용관리에 필요한 금융지식 등을 강의할 계획이다. 또한 서울여대에서는 ‘부자학개론’ 강의를 통해 부자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부자로 살아가기 위한 방법 등을 학생들이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동안 무분별하고 지나친 소비생활에 치중해 기성세대들의 눈총을 받아오던 대학생들. ‘위기는 기회’라는 말이 있듯 지금의 경제 불황을 통해 자신만의 경제관념을 세우고 절약정신을 생활하기 위해 노력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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