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당장 내려오지 못해”
“이 까짓것 올라가면 좀 어떻다고 참견이에요”
지난 1일 새벽 2시경. 팔정도 코끼리 상 앞에서 만취한 ‘불청객들’이 우리학교의 대표적 상징물인 코끼리 상 위를 올라가고 있다.

우리학교의 한 여학생과 타 대학 2명의 남학생이 학교 주변에서 술을 마신 후 학교에 들어와 만취한 상태로 팔정도 주변을 배회하다 코끼리 상에 올라타려 한 것이다. 이에 팔정도에서 야간 경비를 보고 있던  한 수위 근무자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다가가 훈계를 했다.

하지만 술에 취해 있던 남학생들은 자신들에게 훈계를 하는 그 근무자가 큰 소리를 쳤다는 이유로 수위실로 다가와 언성을 높이며 폭행을 했다.

이에 당시 함께 근무를 보고 있던 다른 근무자가 가해 학생들을 말리다 못해 경찰에 신고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그러자 학생들은 쓰러져 있는 피해자를 뒤로 한 채 정문을 넘어 장충단 공원 쪽으로 도망가던 중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연행됐다.

현재 피해를 당한 근무자는 전치 6주를 진단 받아 병원에 입원해 있으며 가해 학생들은 불구속 입건된 상태다. 현재 양 측이 합의 중에 있지만 피해자가 환갑을 넘긴 힘없는 노인이었다는 점과 가해자들이 20대를 갓 넘긴 대학생들이라는 점에서 씁쓸함을 남긴다.

실제로 새벽 시간에 술에 취한 학생들이 학교에 들어와 학교 기물을 파손하거나 팔정도 코끼리 상에 올라가려고 하는 일이 종종 발생하고 있으며 이런 학생들 중 일부는 이를 제지하려는 자신의 할아버지 연배의 근무자들에게 욕설을 퍼붓기도 한다.

지식인들의 전당이라는 대학. 그 곳에서 벌어진 이 ‘부끄럽기만’ 한 사건을 통해 현재 우리의 ‘도덕 불감증’은 어느 정도인지 다시 한번 체크해 봐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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