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학회 탐방 <역사교육과 백두산 편>

학교가 들썩이는 축제 기간인데도 불구하고 대여된 강의실 한 켠에선 제3공화국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백두산 학회원들의 진지한 토론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토론을 주도해 나가는 학생들의 발제 논문 수준도 뛰어났다. 09학번인 윤아름, 백미진 양은 제3공화국과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 객관적이고 침착한 논조로 자신의 생각을 논리 있게 발표해나갔다. 중간에 종종 학회원들과 의견을 교환하기도 했다. 세미나는 학회원들끼리 서로 존칭을 써가며 하나의 주제에 대해 일관적이고 진지한 분위기로 끝까지 지속됐다.

백두산에서는 한 후배에 짝 선배 두 명이 붙어 후배의 논문이 더 좋은 논문이 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후배는 이에 피드백을 받아 논문이 완성도 있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만약 후배가 실수를 하면 짝 선배도 같이 책임을 진다. 이 외에도 발표를 맡은 발제자는 세미나 몇 주 전부터 발제지를 미리 싸이 클럽에 올려 선배들로부터 다양한 피드백을 받으며 발제지가 더욱 완벽해 질 수 있도록 준비한다.

학회장 장혜정양은 “용어 하나하나의 뉘앙스에 따라 발제자의 논조가 결정되기 때문에 논문의 단어 하나하나까지 신경 쓰게 된다”며 “발제지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밝혔다.

역사 교육과 내 백두산 학회는 1989년 당시 6월 항쟁으로 민주주의 정신이 고조되자 통일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기 위해 88학번 89학번 선배들이 처음 창립한 학회다.

통일 운동이란 실천을 열성적으로 펼치기 위해선 현대사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선행 되어야 했고 자연히 같이 공부를 하고 의견을 토론하는 학회가 필요했다. 장혜정 학회장은 “우리 학회는 머리보다 가슴으로 움직이는 학회”라고 강조한다. 실천 없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공부도 열심히, 활동도 열심히 한다.

지난 5월 18일엔 5·18 민주항쟁의 정신을 기리기 위해 광주를 방문하기도 했다. 5·18 민주항쟁은 1980년 전두환이 이끄는 신군부가 계엄군을 투입해 광주의 시민들을 짓밟은 사건. 백두산 학회원들은 묘역을 참배하고 전야제에 참가하며 역사가 살아 숨쉬는 곳에서 그분들의 정신을 기리며 5·18 민주 항쟁의 의미를 되새기곤 한다.

이 밖에도 백두산 학회는 그동안 메이데이, 촛불 집회, 맥아더 동상 철폐 시위, 미군기지 이전 반대 등 많은 사회 운동에 참여를 해 왔다.

다음 주엔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로 활발한 노동 운동을 펼치고 계신 이소선 열사를 찾아 뵈러 간다고도 한다.

학회원인 백미진 씨는 “백두산은 조국의 역사를 배우고 통일을 위해 참 배움을 실천하는 학회”라며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내가 좋아서 하는 점이 좋다”고 답했다. 학회에 대한 탄탄한 자긍심이 느껴지는 부분이다.

저작권자 © 대학미디어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