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축제 목멱대동제, 점차 본래 의미 퇴색돼

축제 다음날 아침, 주점의 모습
동악을 뜨겁게 달궜던 목멱대동제가 막을 내렸다. 하지만 매년 지적됐던 축제의 상업화, 반복된 축제 형식, 주점 운영 후 쓰레기 투기는 예년에 비해 개선되지 않아 학내 구성원들의 아쉬움을 샀다.

올해 대동제는 지난해에 비해 외부 기업의 협찬이 줄었으나 올해에도 립톤, 오션월드, 메가박스 등 외부 기업들이 백상응원전과 동아리 주점 등에 협찬을 했다. 대운동장에서 열린 공연의 경우 학교 예산 3,900만 원이 지원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공연의 경우 학교 지원만으로 부족할 경우 협찬에 의존하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외부 기업으로부터 제공받은 협찬 상품이나 금액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학생들은 협찬받은 금액이 어디에, 어떻게 사용됐는지 알 수 없다.

돌+I 콘테스트, 집단지성 퀴즈대회 등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행사가 대동제 기간 동안 열렸지만, 올해도 예년과 마찬가지로 연예인 초청공연이 축제의 중심이 됐다. 연예인 초청공연은 축제의 흥을 돋우고 행사에 많은 인파를 응집시키는데 상당한 효과가 있다.

하지만 축제가 학생들의 공연보다 연예인 공연에 중심이 맞춰져 있고, 다수의 학생들이 학생공연보다 연예인 공연에 더 관심을 가지는 등 학생들이 만들어나가는 대동제의 의미가 점차 퇴색해 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한 연예인 섭외에 있어 학생회 차원에서 감당할 수 없는 비용이 들기 때문에 결국 학교 측의 지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또한 축제행사가 대부분 먹거리 판매와 주점을 중심으로 운영되어 대학 축제의 다양성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있다. 올해 처음으로 대학축제를 경험한 A양(문과대1)은 “색다른 대학축제를 기대했지만 술 먹는 것 이외에는 기억에 남지 않는다”며 실망감을 나타냈다. 주점 이외에 즐길 수 있는 행사라곤 물풍선던지기, 게임대회 같은 단순한 게임에 불과했다.

각 단과대에서 준비한 행사들도 매년 반복되는 소재와 사전준비 부족으로 인해 축제의 의미를 반감시켰다. 단과대 행사를 체험한 B군(바이오시스템대1)은 “사전준비가 부족해 행사가 재미없었다”며 “같은 학과, 단과대끼리만 노는 경향이 있어서 우리대학의 축제란 느낌을 받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주점을 운영한 뒤 발생한 쓰레기 처리 문제도 개선되지 못했다. 대다수의 주점에서는 전날 발생한 음식물쓰레기와 각종 술병들을 그대로 방치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다. 발생한 쓰레기는 학교를 청소하는 환경미화원들의 몫이다. 우리대학 환경미화원인 이규두 씨는 “술병이 깨진 채 뒹굴고 있고 교내 곳곳이 토사물로 범벅되어있다”며 “축제기간은 하루하루가 고역”이라고 말했다.

대동제는 학생들의 숨겨진 재능을 마음껏 발산하고 학업으로 지친 심신을 달래는 시간이다. 하지만 매년 반복되는 이러한 악습으로 인해학생들이 만들어가는 목멱대동제의 본래 의미는 점차 잊혀져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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