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학회 탐방 <민주법학회>

흔히들 대학 생활은 공부, 연애, 인간관계 셋 중의 한 가지만 잘해도 성공했다고들 한다. 이 중 이번 연재에선 공부 쪽을 집중 조명해보려 한다. 학회에 참여해 학문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순수한 열정과 패기를 지니고 있는 학생들, 그들의 대학 생활은 어떨까? 지금 만나보자.                                                                                     편집자

▲ 토론에 빠져 있는 민주법학회 학생들
학생들의 개인 시간들이 중요해지고 각각 나름대로의 경력을 쌓으려는 경쟁이 치열한 현재로썬 상상이 잘 안되지만 지금과는 달리 독재 정권에 맞서 대학생들이 소리 높여 민주주의 쟁취를 외치던 시절이 있었다. 아직도 그 흔적이 남아있는 곳이 있을까.

법학 도서관 옆 통로에 있는 민주법학회실은 늦은 밤에도 학회원들의 열띤 토론으로 북적인다. 그들이 앉아있는 책상 옆쪽 벽에는 토론이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같은 철학적인 물음에 대한 토론 일정을 적어 놓은 포스터들이 보였다.

민주법학회는 1990년대 초 학생들이 학원 자주화 운동 과정에서 학회 활성화를 위해 결성된 소모임으로 출발했다. 1990년 처음 창설되어 95년 이후 매년마다 학회지를 출판하며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민주법학회의 모토는 ‘법이 민중에 선 그 날 까지’ 이다. 말 그대로 소수 특권층 보다 민중을 위한 법을 만들자는 메시지다. 실제로 사법 고시에 합격하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이하 민변)’에서 활동하는 선배들도 여럿 있다.

민주법학회 손기호 회장은 민주법학회의 장점으로 이상에 대한 끝없는 열정과 끈끈한 선후배 간의 정을 들었다. 실제로 민주법학회에서는 매주 수요일마다 선배가 찾아와 후배들의 스터디를 도와준다.

또 학교에서 사법 고시를 준비하며 고시반 생활을 하는 선배들도 틈이 나면 학회실에 찾아와 후배들과 술잔을 기울이며 법과 사회에 대한 진지한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선 후배간의 끈끈한 정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민주법학회가 배출한 사법고시 합격자도 20년간 대략 11명이 넘는다. 학회지엔 고학번 선배들의 결혼 소식도 실리는 등 OB들과의 관계도 돈독하다.

민주법학회의 가장 큰 행사는 학생들이 자체적으로 여는 학술회인데 학생들은 이 학술회에 많은 정성과 노력을 들인다. 학회원들은 방학 때도 학회에 나와 진지하게 학술회를 준비한다. 이를 위한 주제 설정, 발제, 토론 등은 모두 학생들이 준비한다.

올해 학회에선 우리나라 의료 보험법을 소재로 삼았다. 현재 우리나라의 의료보험법의 개정안을 나름대로 제시해 보고 거기에 관해 토론을 하는 것이다. 학회원들은 나름대로 자료 조사를 하고 근거를 세워 토론지를 만들고 대본을 외워 상대방의 논리를 논박한다.

이렇게 빡빡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민주법학회의 낙오률은 0에 가깝다. 그 이유로 손기호 학회장은 “모두들 비판적인 사회의식을 가지고 끈끈한 정을 토대로 단결을 하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이처럼 그들의 이상을 향한 열정은 오늘도 현재 진행형이다. 내년에 발간 될 민주법학회 학회지가 벌써부터 기다려지는 건 왜 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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