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신문 김활란 기자

김활란 기자
각자위정(各自爲政)이란 말이 있다. 각각의 사람들이 자기 마음대로만 하면 전체와의 조화나 타인과의 협력을 생각하기 어렵게 된다는 뜻이다.

지난달 29일 본관 앞에서는 총학생회(이하 총학) 주관의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계절학기 수업료 인상과 독어문화학과의 폐과위기 등 학사행정에 관한 것이 주된 내용이었다.

같은 날 학교 측은 총학이 제출한 학자요구안에 대한 설명회 자리를 마련했다. 설명회에서 홍성조 학사지원본부장은 “학교 발전을 위해 학내 구성원들이 희생을 감수해야 한다”며 학생들의 양해를 바랐다.

현재 총학은 학교 측에 학교와 학생간의 상시적 의사결정기구의 창설을 주장하고 있다. 입학정원관리시스템과 같은 학내 주요 사안에 대해서는 학교와 학생간의 토론과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동욱 총학생회장은 “학교가 학생들을 동등한 대화의 주체로 인정하지 않는 것이 현재의 가장 큰 문제”라며 “학사행정에 문제가 있으면 CS광장에 얘기하라는 식이지만 문제를 제기한다 해도 제대로 들어줄지 의문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 측은 입학정원관리시스템을 계속 유지할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학사지원본부는 “입학정원관리시스템의 취지 자체가 특정과를 없애자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입학정원을 조정하는 것은 사회 수요를 반영해 보다 유연한 시스템이 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총학이 주장하는 상시적 의사결정기구에 대해서는 “학내에는 일정한 의사결정구조가 있다”며 “모든 과정은 생략된 채 본부와의 직접적 대화만을 주장하는 것은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4일 팔정도에서는 학제 개편과 관련 시위중이던 학생들과 본부 직원들이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부적절한 언행이 오가는 등 다소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에 분노한 총학은 팔정도 사건 관련 경위서를 학생들에게 배포했다.

이러한 사건의 발생으로 인해 부각되는 문제는 학교와 학생 간의 갈등이 서로의 감정적 문제로 변질되고 있다는 점이다.

학교는 학교의 입장만을, 학생회는 학생회의 입장만을 고수하고 있다. 우리대학의 발전적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문제가 무엇인지, 성찰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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