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강식 사회과학대학 경제학과 교수

박강식(경제학) 교수
65년 전, 가난한 농민의 아들로 태어나 공부하기에도 어려웠던 한 소년이 풍요로운 사회를 꿈꾸며 ‘경제’를 좋아하게 됐다. 넉넉해지고 싶은 소박한 마음에 경제를 배우기 시작했고 어느덧 30년 교직생활을 마친 ‘퇴임교수’라는 훈장을 달게 됐다.

이제 곧 퇴임이라는 섭섭한 마음보다도 경제 관련 연구업적이 부족해 아쉽다는 박강식(경제학과)교수. 그가 말하는 ‘경제’에 대해 들어봤다.

‘불철주야’. 박 교수가 유학생활을 하던 당시 상황을 가장 잘 나타내주는 한자성어다. “부족한 살림 속에서 시작한 공부였기에 밤, 낮으로 공부밖에는 몰랐지”라고 말하는 박강식 교수. 홀로 떠난 유학길이었기에 그에게 5년이란 시간은 길고도 길었다.

유학생활 중 가장 어려웠던 점에 대해 묻자, “우리 세대 때는 결혼 상대가 아니면 연애도 못했다고, 5년간 독수공방을 하며 지내는 일이 보통 일은 아니지”라며 웃는다. 쓸쓸함을 아는 까닭에 유학을 가려는 사람들에게 반드시 당부하는 메시지는 ‘될 수 있다면 파트너를 만들어 함께 가라’라고 한다. 외로움을 알기에 하는 충고라고 한다.

박 교수는 한국에서 그리고 미국에서 경제를 공부하며 보다 치열한 삶을 살았다. 학생들에게는 유독 학점 잘 안 주는 교수로 유명했던 까닭도 치열했던 삶이 가져다 준 교육철학이었다. “절대평가를 할 수도 있지만 나는 A, B가 있으면 반드시 C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학생들이 반발하는 문제였지만 자신의 평가 기준이 왜곡되게 둘 수는 없다는 책임감 때문이었다고. 박 교수는 학생들에게 원리,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사회생활의 일면을 깨닫게 해 주고 싶었다고 한다.

대학은 “세상에 뛰어들기 위한 발돋움을 하는 공간이다”라며 사제 간의 엄격할 수밖에 없었던 고통을 뒤늦게 토로한다. 뒤이어 그는 “그래도 결국은 학생들에게 많이 졌지”라며 너털웃음을 짓는다.

박강식 교수는 30년 간 함께한 ‘경제’를 정리하며 새삼 깨닫는 경제의 모습이 너무도 많다고 한다. 젊은 시절 그에게 경제는 물질적 부가 중요한 것이었다. 그러나 종립대학인 동국대학교에서 교수생활을 한 후 생각이 바뀌었다고 한다.

그는 “물론 경제, 나아가 인생에서 물질적 부라는 것이 필요조건이기는 하나 충분조건이라고는 볼 수 없다”며 진정한 경제에 대해 말했다.“불교종립대학인 우리대학에서‘검소’의 미덕은 가슴깊이 새기고 실천해야하는 것”이라며 “마음속 풍요로움과 넉넉함을 가지는 것이 바로 건강 경제학”이라고 말했다.

그는 불교와 경제 사이에 보이지 않는 연결고리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때문에 박 교수는 퇴임 후 불교와 경제가 이어질 수 있는 연결고리를 위해 꾸준히 연구할 계획이라고 한다.

요즘처럼 경제도, 사회도 좀처럼 희망이 보이지 않는 때 박강식 교수의 경제론을 다시 한 번 되새겨보는 것은 어떨까. 검소함을 미덕으로 마음과 몸의 풍요로움을 추구하는 경제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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