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엽 기자

지금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을 살고 있다. SNS, 동영상, 인터넷 등 다양한 곳에서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각자의 목소리를 낼 수 있다. 하지만 늘어난 표현의 자유만큼 개인의 의견은 공고해졌고 다른 사람의 목소리는 듣지 않는 사회가 됐다. 자신의 의견과 이익을 위해서는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다른 사람들을 선동하며, 비방을 서슴지 않는다. 남과 여, 빈과 부, 좌와 우 같이 견해의 차이가 있는 곳이라면 갈등이 만연해 있으며 혐오가 넘쳐난다.


나는 갈등이 없는 사회란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우리는 대화와 비판, 적절한 수용을 통해 합의점을 찾으며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며 살아가야 한다. 이러한 자세를 한 글자로 표현할 수 있다면 그 단어는 바로 ‘정(情)’ 일 것이다. 그리고 나는 정을 잃어가는 사회에서 기자는 정을 되찾아주는 창구가 되어준다고 생각했고 망설임 없이 학보사에 지원했다.
신문을 읽다 보면 미처 고려하지 못한 타인의 생각과 입장을 보고 종종 내 생각의 편협함을 느끼고는 한다. 좋은 기자는 누군가의 입장을 옹호하거나 편에 서는 것이 아니다. 여러 사람의 입장을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전달해 독자가 타인의 의견과 입장을 고려해 보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때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 배려하게 됨으로써 갈등을 원만하게 해결하고 비로소 잃어버린 정을 되찾아 갈 수 있다.


6개월간의 수습 기간 동안 신문을 제작하면서 작은 사회라고 부를 수 있는 학내의 다양한 의견과 갈등을 보았다. 이제 수습기자에서 벗어나 정 기자가 된다. 기자로서 더 커진 책임감은 때때로 부담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동분서주 학우들의 목소리를 들으며 정이 넘치는 우리 대학을 만드는 데 보탬이 된다면 이보다 뿌듯한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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