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희 기자

나는 변화를 두려워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대개 ‘왜?’라며 이유를 묻는다. 사실 그 이유 는 나도 잘 모른다. 그냥. 언제부터인가 그렇게 돼버렸다. 변화와 도전을 기피하게 되자 내 게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것은 그 무엇보다도 하기 싫은 일이 됐다. 그리고 점차 새로운 사 람을 만나는 것, 그들과 원만한 관계를 일궈나가는 것, 익숙하지 않은 일을 능숙하게 해내 는 것에 더는 설렘을 느끼지 못했다.

사람들은 이런 나를 이상하게 바라봤고, 나 자신도 스스로에게 지쳐 있었다. 그래서 그 순간 눈에 띈 동대신문 모집 공고를 보고 홀린 듯 지원했다.

갑자기 일을 저질러 버리자 두려움이 몰려왔다. 글을 쓰는 것은 내가 쓰는 말로 내 생각 을 표현하는 일이기에 부담스러웠다. 물론 지금도 그렇지만, 이전의 나는 특히 사람들과의 마찰과 갈등을 자체를 완강히 거부했다. 그렇기에 항상 ‘내 생각’은 뒷전으로 미뤄둔 채 항상 ‘네 생각’만 좋다고 했다. 그리고 그것이 진정 내가 좋아하는 일이라는 착각에 빠져 있었다. 그러므로 때로는 누군가와 마찰해야 하고, 누군가는 밝히기 싫어할 이야기를 파 헤쳐야 하는 학보사 기자가 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곤 했다.

하지만 그냥 저질러 본 일, 지원서를 쓰고, 면접에서 긴장하고 횡설수설한 일. 수습 교육 을 받고, 초면인 분들에게 쭈뼛거리며 인터뷰와 기고를 요청한 일, 불 꺼진 학교에서 승인 을 기다리는 일. 이런 일들이 나도 모르는 새 자신을 천천히 변화시켰던 것 같다. 이제 ‘변 화’와 ‘도전’을 조금은 익숙한 단어로 여기며 내 목소리를 내는 것에 두려움보다 뿌듯함을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수습기자로 있던 지난 학기는 정말 짧았 다. 회의, 기사 작성, 조판 승인, 배부를 몇 번 하니 금세 한 학기가 가버렸다. 아직도 수습기 자인 것만 같고 아직 ‘동대신문 정기자’라는 명칭이 어색하다. 여전히 부족한 내가 정기자 한 사람의 몫을 온전히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 크지만, 이번에도 그냥 저질러 보려고 한다. 또 누가 알겠는가? 이제는 변화와 도전을 즐기는 진정한 기자로 거듭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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