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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3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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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E HONG KONG’ 레넌벽 설치에 학생간 마찰여러 학생 도넘은 표현까지 … 해당 대자보는 게시자가 자진 철거
▲레넌벽과 대자보가 붙은 만해관 복도. (사진=안경준 기자.)

지난달 14일 우리대학 만해관에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의미의 ‘레넌벽’과 대자보가 붙었다. 이에 많은 재학생이 지지를 뜻하는 메모지를 붙였다. 대자보는 한국어로 작성된 글과 영어 번역본이 함께 게시됐다.

우리대학에 대자보를 붙인 학생은 ‘홍콩의 진실을 알리는 학생모임’(이하 홍진학모)의 외부연대팀장을 맡은 이상문(가명)(법학 15) 학생이다. 홍진학모는 서울대, 한양대, 한국외대 등 전국 대학생 50명이 소속된 학생단체이다. 이 씨는 대자보를 붙이기 전 SNS에 미리 우리대학에 대자보를 붙이겠다고 예고했다. 만해관에 대자보가 붙자 학생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레넌벽과 대자보가 붙은 당일부터 레넌벽은 홍콩을 지지한다는 문구를 적은 메모지로 가득 채워졌다. 대자보를 본 우리대학의 한 학생은 “평소 홍콩 시위에 관심이 있었지만 직접 행동으로 옮기기는 힘들었다”며 “하지만 이번에 레넌벽이 설치돼 응원의 메시지를 남길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학생들간 갈등 수면 위로

하지만 대자보에 불편한 반응을 보이는 학생들도 있었다. 앞서 서울대와 한양대 등에서 홍진학모 측이 붙인 대자보가 심하게 훼손됐다. 이에 우리대학 대자보에는 한국어와 영어, 중국어로 훼손 금지라는 안내판이 여러 장 붙었다. 또한 레넌벽에는 ‘이곳은 홍콩의 민주화 시위를 지지하기 위한 레넌벽입니다. 다른 의견은 이곳이 아닌 다른 창구를 통해 내어주세요’라는 안내 문구가 게시됐었다. 하지만 대자보는 여러 차례 훼손됐다. 이에 더해 대자보와 레넌벽에는 홍콩시위 반대의견을 넘어 시위를 비하하는 내용과 작성자를 조롱하는 문구까지 적혀있었다. 지지를 밝히는 의견에는 중국인을 비하하는 표현이 있어 아쉬움을 남겼다.

한편 직접적인 마찰도 있었다. 대자보를 붙인 학생과 중국 유학생이 두 차례 직접적인 마찰을 빚어 경찰이 출동했다. 지난달 14일 이상문 씨가 대자보를 훼손하고 있다는 한 학생의 제보를 받고 대자보를 원상복구를 하는 중 중국인 유학생과 말싸움이 붙어 경찰이 출동했다. 그리고 다음 날인 15일 오후 6시 30분경 중국인 유학생과 추가로 마찰이 생겼다. 이때는 신체적 접촉이 있었다. 이 씨는 “대자보를 떼어내려고 해서 주변 학생들과 저지했다. 그런 와중에 신체적 접촉이 발생했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자 작은 접촉을 중국인 유학생이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며 폭행죄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 씨는 이후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하지만 CCTV 확인 결과 폭행의 정황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시위 지지 학생 향한 가해도 발생

한편 우리나라 대학에서 홍콩에서 일어나는 시위를 지지하는 학생들의 움직임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일부 중국 유학생이 우리나라 학생의 신상을 공개하는 게시물을 올리는 충돌이 일어나고 있다. 13일 한양대학교에서는 학교 안에 설치된 레넌 벽에 홍콩 시위 지지 의사를 밝힌 학생의 신상이 중국 SNS에 퍼지면서 길거리에서 동전을 맞는 사건이 발생했다. 반면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는 홍콩 시위 대자보를 붙이던 학생의 얼굴이 드러나는 사진을 중국 유학생으로 추정되는 한 학생이 욕설과 함께 게시판에 붙이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대학의 이 씨도 직접적인 비난을 들은 적이 있다고 했다. 이 씨는 “길을 가던 중 사진을 찍으며 ‘돈 받고 하는 일 아니냐’는 등 비난하는 사람도 있었다”며 “대화로 풀었으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고 무조건 대자보를 비난부터 해서 아쉽다”고 밝혔다. 

이처럼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학생들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마땅한 방법은 없는 실정이다. 이 씨는 “(중국 SNS인)웨이보 등에서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활동을 하는) 학생들의 신상이 유출되면 발견하는 즉시 공유하고 있지만 학생단체 차원에서 할 수 있는 대응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레넌벽 훼손 관련해서 고소를 진행하고 있다. 이게 저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대자보는 게시자가 자진 철거

우리대학의 대자보는 이 씨가 대자보를 게시할 때 예고한 대로 23일 자진 철거했다. 수거한 대자보와 레넌벽에 대해 이 씨는 “일부 대학에서 대자보를 학교 차원에서 보관한다고 해서 알아봤지만 우리대학 박물관은 불교 사료만 전시한다고 들었다”며 아쉬움을 표현했다. 하지만 이 씨는 여유가 생기면 대자보와 레넌벽을 학교에 보관할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씨는  “다른 방법으로라도 기증을 하고 싶어 현재 원안 그대로를 보존 중이다”고 밝혔다.

한편 이 씨가 속한 홍지학모는 지난달 23일 중국 대사관 앞에서 집회를 가졌다. 이후 홍지학모와 이 씨는 홍콩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번역활동을 중점으로 다양한 활동을 계획 중이다.

안경준 기자  glassesj96@dg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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