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전체학생대표자회의와 대의원총회가 무산됐다. 전학대회는 참석자가 의결정족수를 아쉽게 채우지 못했지만 대의원총회는 예정된 개회시간에 성원점검을 시작하기 무색할 정도로 텅텅 비어 있었다. 전학대회와 대의원총회의 저조한 참석률은 이번학기 만의 일이 아니다. 지난 학기에도, 작년 2학기에도 의결정족수를 채우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학생대표자와 대의원은 각 학과에서의 업무뿐만 아니라 학생들을 대표해 학교와 의견을 주고받아야 한다. 학생 복지를 위해 학교에 각종 개선 사항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에 더해 총학생회의 활동 감시, 총대의원회의 감사 결과 검토부터 세칙 개정과 같이 총학생회와 총대의원회 등 학생자치기구 간 견제와 감시도 요구된다. 전학대회나 대의원총회의 참석률이 저조하면 이러한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저조한 참석률이 지속되는 원인은 다양할 것이다. 하지만 가시적인 효과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활동에 회의감이 들게하고 역할의 중요성이 희미해져 가는게 커보인다. 지난번 수강신청문제와 남산학사 청결문제는 SNS에 먼저 공론화된 후 학교 측의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이제 SNS를 통해 학생 개인이 직접 하나의 안건을 공론화시킬 수 있다. 공론화에 성공하면 학생들이 학교에 직접 건의할 수 있다. 학생자치기구의 도움 없이도 학생들이 학교와 소통하기 쉬워졌다.


하지만 여전히 학생자치기구는 필요하다. 학생 개인의 활동은 지속성이 약하다. 수강 신청 문제와 같이 매번 반복되는 문제는 학생자치기구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한 학생들의 불편을 예방하기 위한 제도 마련과 개선 사항이 지켜지는가에 대한 감시도 학생자치기구의 몫이다. 학교와 꾸준한 피드백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학내 사안에 꾸준한 관심을 보이는 학생자치기구의 존재만으로도 교내 기관들은 업무에 더 세심함을 기울이게 된다. 학생들은 자치기구의 활동이 가시적인 결과가 없어도 학교 시스템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음을 알아야한다. 누군가는 자치기구 활동을 ‘그들만의 리그’라고 부른다. 하지만 교내 학우들의 대학생활을 위해 자치기구가 물밑에서 계속 열을 내며 움직여준다면 언젠가 이런 오명을 벗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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