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움을 딛고 유명 유튜버가 되기까지

▲사진=9bul의 마스코트 시바견 (9bul 제공).

 1인 미디어 시대가 도래하면서 이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우리 대학 영화영상학과 05학번인 9bul(구불)은 영화 줄거리를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한다. 40만이 넘는 구독자를 가진 그는 겸손하고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9bul 영상의 트레이드마크인 시바견과 함께 유튜버라는 새로운 직업으로 1인 미디어 시대를 이끄는 9bul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영화보다 재미있는 ‘병맛리뷰’

 영화보다 재미있는 ‘병맛리뷰’는 9bul의 유튜브 채널 소개 글이다. 그는 친구와 영화 보는 느낌의 리뷰를 하고 싶어 ‘병맛’이라는 단어를 쓰기 시작했다. “지칭할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어요. 그래서 평범하지 않은 이상한 리뷰라는 뜻에서 ‘병맛리뷰’라고 소개하게 됐습니다”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그의 소개처럼 9bul의 유튜브 채널은 대중적으로 알려진 영화보다는 B급 영화, 좀비 영화를 주로 소개한다. 그는 “영화를 선택하는 기준은 구독자들의 요청과 제가 추천하고 싶은 영화예요. 워낙 좀비 영화나 B급 영화를 좋아해서 주로 소개하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요청이 있을 때는 멜로, 명작 영화와 관련한 영상도 제작한다” 며 “영화가 던져주는 메시지와 생각할 주제가 있는 영화를 리뷰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2017년부터 유튜브를 시작한 9bul은 대본부터 영상까지 모두 혼자 제작해왔다. 그는 “유튜브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일반 영상을 만드는 과정과 비슷하다며 크게 기획, 자료수집, 편집으로 나뉜다”고 말했다. 그는 “기획과 대본작성, 편집을 동시에 한 후에 대본 내용을 녹음, 재편집하고 시바견 영상을 녹화해 최종 편집한다”며 자신의 영상 제작 방법을 소개하기도 했다.

할 수 있는 유일한 일 ‘유튜브’

 지금은 성공한 유튜버로 알려진 9bul이지만 유튜브를 시작하기 전 그의 생활은 매우 어려웠다. 대학을 수료한 상태로 취업했지만, 집안의 빚 때문에 일을 계속할 수 없었다. 늘어나는 빚과 이자 때문에 생계를 유지할 수 없었던 그는 고깃집에서 주 72시간 이상 일했다. 하지만 고된 일로 건강에 문제가 생겨 그마저도 지속할 수 없었다. 그는 “서 있는 것만으로도 몸이 아프고 정신적으로도 건강하지 않아 할 수 있는 것이 유튜브밖에 없었다”고 그때를 회생했다. “남은 돈으로 컴퓨터를 사고 어머니의 월세방에서 라면과 함께 유튜브를 시작했어요. 본업을 가지고 유튜브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저는 오래 서 있지 못하거든요. 할 수 있는 게 유튜브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영상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냥 누가 한 명이라도 나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즐거워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것이면 마지막 가는 길은 외롭지 않겠다고 생각했죠” 유튜브를 시작하고 그는 오로지 영상의 내용만 생각했다. “무슨 각오를 했던 것도 아니었어요. 그냥 24시간 콘텐츠만 생각하고 만들었습니다. 그냥 숨 쉬는 동안은 이것만 생각했습니다”라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런 고민을 시작하고) 1만 시간을 채우니까 모교 신문에 인터뷰하는 기회도 생긴다”라며 웃었다.

행복한 영화 유튜버

 유튜브는 개인 채널의 구독자가 10만 명이 넘는 운영자에게 ‘실버 버튼’ 전달한다. 10만의 구독자는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유튜버에게 ‘실버 버튼’ 이란 단순한 기념품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9bul 역시 실버 버튼을 받은 순간을 감격스럽게 회상한다. “실버 버튼은 못 오를 나무로 여겨 쳐다보지도 않고 있었는데 갑자기 ‘쿵’ 하고 나무가 나한테 쓰러진 느낌”이었다며 당시의 얼떨떨한 심정을 표현했다. 유튜브 활동 초창기 그의 채널은 하루에 5명이 구독하면 그날은 ‘감사해야 할 날’이라 여길 정도로 구독자가 더디게 늘었다. 그러나 그는 “내 콘텐츠를 좋아해 주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늘면 만족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활동했다. 채널의 인기는 느리지만 지속해서 상승했고, 지금에 이르렀다. 그는 자신의 영상이 시청자들에게 사랑받는 이유를 ‘시청자와 거리감이 없는 것’이라 말했다. 공중파 방송은 시청자와의 소통이 자유롭지 못하지만 9bul의 채널은 시청자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친근하게 다가간다.
 9bul은 실버 버튼을 ‘구린이들이 주신 상’이라며 ‘앞으로도 그들과 의견을 나누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채널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린이’는 그가 구독자들은 부르는 애칭이다. 그의 채널의 주 시청 층은 20, 30, 40대로 대부분 성인이다. 하지만 영화에 대한 감상을 나누다 보면 어느새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든다고 해서 9bul과 어린이의 합성어인 ‘구린이’ 라는 애칭이 만들어졌다.

놓지 않은 희망의 끝에 기다릴 행복

 어려운 시절을 견뎌온 9bul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당당히 말한다. 취업, 학업 등 여러 문제로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대학생에게 그는 적성을 빨리 찾고 행동에 옮기라고 조언한다. 그 과정에서 실패도 해보고 슬픔에 빠져도 보고 좌절도 겪어보라고 말한다. “부처님 역시도 실패와 좌절을 많이 겪으셨어요. 그러나 그 끝에 깨달음을 얻으셨죠”라며 조언도 덧붙였다. 이어서 실패 속에서도 절대 포기하면 안된다며 강조했다. 또한 “희망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 언제 올지 모르기에 항상 바라보고 있어야 한다”며 재차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인터뷰를 읽는 모두가 행복에 다가가기를 염원했다. “다들 행복을 고민하고, 행복에 더 다가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취업에 10갈래의 길이 있다면 행복엔 100갈래의 길이 있습니다. 어느 자리에서 무엇을 하든 항상 행복을 고민하고 연구하세요. 모두 행복을 누리시길 바랍니다”

새 시즌에 대한 소개 

 9bul은 얼마 전 건강상의 문제로 유튜브 활동을 잠시 중단했었다. 그가 휴식의 뜻을 밝힐 때 많은 ‘구린이’들이 아쉬움을 표했다. 현재 그는 충분한 휴식 기간을 가진 후 ‘9bul 시즌 2’ 로 돌아왔다. ‘9bul 시즌 2’에서는 외부 작가와 함께 진행할 드라마 리뷰, 전문 작가님의 생각 전달, 영화제 개최 등 새로운 모습으로 구린이들을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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