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냥꽁냥’ 측, “입양이나 안락사가 능사 아냐, 다른 방식으로 개체 수 조절해야”

 

▲우리대학 남산학사 앞 벤치에서 쉬고 있는 고양이 두 마리. (사진=천지현 기자.)

 

우리대학 캠퍼스 곳곳에는 여러 마리의 길고양이들이 서식하고 있다. 몇몇 길고양이들은 ‘동국이’, ‘원흥이’ 등 우리대학 건물의 명칭을 딴 이름으로 불리는 등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반면에 길고양이로 인한 학생들의 비판과 불편의 목소리 또한 높으며, 이에 우리대학 길고양이 동아리 ‘동냥꽁냥’에 비판의 목소리도 가해지고 있다.

 

우리대학 ‘에브리타임’에는 교내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며 보살피는 활동으로 인해 교내 길고양이 개체 수가 늘어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동냥꽁냥’이 고양이에 대한 애정을 갖고 교내 길고양이를 돌보는 활동을 벌이지만, 이로 인한 개체 수 증가 관련 피해와 이에 대한 피드백에는 무책임하다는 주장이다. 이에 ‘동냥꽁냥’부회장 류승현(국문문창17) 씨는 “고양이는 영역동물이기 때문에 만약 기존 고양이의 영역에 새 고양이가 들어온다면 큰 싸움이 일어난다”며 “현재 교내에 정착해 있는 고양이들이 외부 고양이와 싸워 이겼기 때문에 외부 고양이들이 교내로 쉽게 유입되지 못한다”고 전했다. 이어 “학교 밖에 있던 고양이들이 학교 안으로 들어온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며 “오히려 ‘원흥이’처럼 ROTC관에 살다가 남산산책로로 옮겨가는 등 나가는 경우가 있다”며 논란을 일축했다.

 

이들은 중성화 수술을 통해 교내 길고양이 개체 수를 관리한다. 류승현 씨에 따르면 현재 교내 길고양이의 60%가량의 중성화 수술이 완료된 상황이며, 앞으로 나머지 개체들에 대해 중성화 수술을 진행할 예정이다. 류승현 씨는 “ROTC관의 길고양이들이 학우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으면서도 사람을 안 무서워해 포획이 쉽다”며 이 길고양이들을 우선으로 중성화 수술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한편 길고양이의 개체 수 증가에 대한 우려뿐만 아니라 배설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도 많은 학생의 공감을 샀다. 우리대학 남산학사 앞 공터에 길고양이들이 배변하는 경우가 잦아 배설물의 악취로 인해 창문을 열고 생활하기 힘들다는 내용이다. 남산학사 주변에 별다른 악취의 근원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길고양이 배설물을 원인으로 지목한 것이다. 이에 류승현 씨는 “고양이는 모래에 배변하는데 (교내에 모래가 없어) 그나마 모래와 비슷한 기숙사 잔디밭에 배변하는 것 같다”고 답했다. 이어 “(지난 3일) 아침에 서울시 동물보호과 팀장님과 이야기를 나눠 고양이 화장실을 지원받기로 했다”며 “지난 3일 처음 얘기가 오갔기 때문에 언제 설치될지는 아직 모르겠지만 최대한 빨리 설치해서 기숙사에 사시는 분들이 편하게 창문을 열고 지내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교내 길고양이를 가장 자주 마주치는 우리대학 청소노동자나 경비원들은 길고양이로 인한 가장 큰 피해자일 것이라는 의견과 학교 측과 합의되지 않은 고양이 돌봄 활동은 지양해야 한다는 생각도 있었다. 류승현 씨는 “교내에 길고양이 원목급식소를 처음 설치할 당시 원목급식소를 깨끗이 관리하고 추가적인 설치는 하지 않을 것으로 (우리대학) 시설팀과 협의했다”고 밝혔으며 “청소노동자 및 경비원분들에게는 (교내 길고양이 관련) 문제가 있을 시 알려달라고 부탁했으며 오히려 그분들이 ‘동국이가 밥을 못 먹고 있으니 밥을 좀 달라’며 건의할 때도 있었다”고 전했다. 현재 우리대학 캠퍼스 전역에는 약 20개의 길고양이 원목급식소가 설치돼있다. 류승현 씨는 “고양이를 싫어하는 학우들을 존중해 일부러 외진 곳에 급식소를 설치했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관심을 받는 교내 길고양이들이지만, 고양이 알레르기나 공포심으로 인해 고양이를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학생들을 위한 길고양이 관리 방안 또한 시급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사람이 중심이 돼야 할 학교가 고양이에 대한 일부 학생들의 애정으로 인해 ‘고양이 사육장’이 돼서는 안 된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대해 류승현 씨는 “진공효과라고 해서 교내에 있는 고양이들을 다 잡아가면 외부의 고양이들이 그 자리를 채우게 된다”며 “고양이들을 무조건 잡아서 (학교 밖으로) 입양을 보내거나 안락사시키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며 교내 길고양이 관리 방안과 관련한 오해에 대해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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