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분야 전문가를 찾는 사회는 지났다. 사회와 산업체는 복잡한 문제를 다루는 능력을 요구한다. 정부는 2022학년도 문이과 통합을 지속해서 추진하며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융합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교육과정을 개편 중이다. 우리대학은 이에 맞춰 그동안 4차 산업혁명 물결에 주도적으로 대응해 왔다. 2016년부터 소프트웨어 교양을 공통 교양으로 지정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회가 요구하는 문제해결 능력을 갖춘 ‘화쟁형 인재’ 양성을 목표로 체계적인 커리큘럼을 구축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대학은 결국 학생이 주도해야 한다. 학생들이 체감할 수 없는 제도라면 제도운영에 의미가 없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다양한 학문을 연계해 학습해야 한다. 커리큘럼과 제도가 학생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면 정부의 지원사업을 따내기 위한 보여주기식에 그친다.


이는 ‘스펙형 인재’의 과오를 되풀이하게 된다. 소프트웨어와 연계된 실질적 능력은 부족한 상태로 이력서에만 소프트웨어 강의를 이수했다고 명시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소프트웨어 관련 교양을 몇 개 더 듣는다고 능사가 아니다.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다양한 전공을 연계해 공부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자유전공학부 도입과 같은 적극적인 제도 개편이 필요하다. 자유전공학부를 도입하면 학생들이 여러 전공을 접해볼 기회가 제공된다. 학생들은 입학 후 다양한 학문을 공부하며 자신의 적성에 맞춰 전공 간 연계를 경험할 수 있다. 이는 실질적인 융합형 인재 육성을 가능하게 한다.


다행히 이를 위한 발판은 마련돼 있다. 우리대학은 2019년 한국경제 이공계대학 평가에서 종합 12위를 기록하는 등 이공계 분야를 꾸준히 육성하였다. 그 결과 인문학 분야만 경쟁력 있다고 알려진 과거와 달리 이제는 균형 발전을 이룬 대학으로 평가받는다. 그만큼 학생들은 인문계와 이공계 전공 모두에서 탄탄한 커리큘럼으로 교육받아 적성만을 고려한 선택을 할 수 있다.


우리대학은 110여 년의 기간 동안 숱한 위기를 겪으면서도 내실 있는 대학으로 발전했다. 신임 이사장인 법산 스님은 홈페이지에 게시된 이사장 인사말에서 치열한 경쟁 속 새로운 변화와 혁신을 언급했다. 변화와 혁신에는 학생의 자발적 참여가 필요하다. 학생이 주체적으로 여러 학문을 접하도록 하는 제도를 신설해 ‘화쟁형 인재’ 양성에 한 발짝 더 나아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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