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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에서 만난 전통, 북촌
  • 유현동 기자, 박시정 수습기자
  • 승인 2019.06.03
  • 호수 1607
  • 댓글 0

우리는 서울의 모습을 떠올릴 때, 빌딩 등의 각종 현대적인 건물들이 빼곡히 자리한 칙칙한 도시의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런 도심 한 가운데 전통적인 가옥들이 잘 보존돼 이질적이며 고풍스러운 느낌을 주는 장소가 존재하는데, 이곳이 바로 ‘북촌’이다. 이번 기행에서는 서울의 숨겨진 보물과도 같은 북촌 8경을 따라 소개한다.

▲일러스트=유현동 기자.

북촌으로 가려면 충무로역에서 3호선 상행선을 타고 세 정거장 지난 안국역에서 내리면 된다. 이후 2번 출구로 나와 재동초등학교 삼거리까지 이동한 후 창덕궁 방향으로 쭉 걸어가면 북촌 1경인 창덕궁 전경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나온다. 역에서 1경까지 도보로 이동 시 8분가량 소요된다. 이전에는 8경을 상징하는 위치마다 바닥에 이곳이 포토스팟임을 알리는 동판이 있었으나 동판 설치로 동네가 시끄러워졌다는 지역 주민의 민원으로 현재는 철거가 된 상태다. 북촌 곳곳에 자리한 정숙 관광캠페인과 관광 시간을 알리는 표지는 이를 증명한다. 따라서 북촌을 관광할 때는 정확한 위치를 찾기보다는 일대를 천천히, 그리고 정숙을 유지하며 감상하는 식으로 관람하는 것을 추천한다.

①북촌 8경 중 제1경인 창덕궁 전경.
②북촌 8경 중 제2경인 원서동 공방길의 모습.

 첫 번째 장소인 1경에 도착하면 창덕궁의 전경과 함께 예스러운 돌담이 길게 이어진 모습을 볼 수 있다. 싱그러운 나무들과 푸른 하늘 그리고 오묘한 빛깔의 기와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모습은 고전미의 정석을 보여준다. 1경을 지나 위쪽으로 창덕궁의 담을 따라 걷다 보면 포장도로를 사이에 두고 다수의 한옥이 기와를 맞대고 빼곡히 들어서 있는 장소가 나온다. 이곳이 바로 북촌 8경의 제2경인 원서동 공방길이다. 이곳에서는 여러 전통 예술가들의 작업실을 볼 수 있다. 작업실에서는 장인들이 직접 만든 공예품들도 볼 수 있다. 또한 그들이 왜 전통 예술에 관심을 가지게 됐는지, 언제부터 전통 예술을 시작했는지 등을 작업실 문에 걸려있는 현수막을 통해 알 수 있다.

③3경으로 올라가는 곳에 존재하는 현대적인 느낌의 벽화.
④비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돌담과 기와집이 마주보는 3경.
⑤4경으로 가는 길에 보이는 한옥과 그 너머의 아파트들.

다음으로 가파른 오르막을 따라 올라가 보면, 현대적인 벽화들이 곳곳에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북촌이 전통적인 모습만 고집하는 곳이 아닌 약간의 융통성을 둬 현재와 과거의 조화를 추구하는 장소임을 보여준다. 언덕을 따라 오르다 보면 중앙고등학교가 나오는데, 이곳에서 아주 약간만 더 가면 3경으로 향하는 골목길이 나온다. 여기서는 비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거대한 돌담과 기와집들이 마주 보고 있는 풍경을 볼 수 있다. 이곳도 역시 실제 주민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벽과 문 등 곳곳에 정숙 관광을 알리는 종이가 붙어있다. 3경을 뒤로하고 4경을 향해 내리막길을 걸어 내려가다 보면, 좌우로 보이는 한옥들과 정면 멀리 보이는 현대식 빌딩과 아파트들이 보인다. 그리고 그 너머로 보이는 남산 타워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정말로 과거의 한 마을을 현대의 도시에 그대로 옮겨놓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또한 그 이질적인 풍경 속에서도 은근히 조화미를 뽐내는 풍경들은 오직 북촌만의 고유한 특징이다. 이러한 풍경을 보고 있으면 왜 이 마을을 재개발하지 않고 그대로 보존하려 노력했는지 느낄 수 있다.

⑥북촌 한복 대여점 앞 다채로운 빛깔의 한복들.
⑦4경으로 향하는 골목길.

내리막길을 따라 4경이 있는 방향으로 향하면 큰길을 지나게 된다. 이곳에서는 한국의 전통을 보존한 한옥들과 잘 어울리는 한복을 대여해 주는 업체가 곳곳에 존재한다. 아리따운 색의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쉽게 만날 수 있는데, 고운 한복의 자태는 북촌의 고풍스러운 느낌을 한껏 더해준다.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4경으로 향하는 골목이 나온다. 4경에 다다르면, 한옥마을의 지붕들이 늘어서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기와마다 특색이 있는 문양을 하고 있어 어느 각도에서 사진을 찍더라도 예쁜 모습을 볼 수 있다.

⑧북촌 곳곳에 있는 정숙 관광을 강조하는 조형물.

5경과 6경, 7경은 둘 다 여러 한옥이 줄지어 있는 장소인데 5경은 내리막길에서 본 한옥들의 모습, 6경은 오르막길에서 줄지어있는 한옥들의 모습이다. 이곳 또한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실제 주민들이 거주하는 곳이라 정숙 관광을 더욱 강조하는 곳이기도 하다. 한옥에 그려져 있는 문양들은 전통미를 뽐내며 아름다운 모습을 자아내고, 이러한 문양들은 모든 집이 달라 고유한 개성을 느낄 수 있다. 특히 북촌 5경은 북촌 8경 중 가장 인기 있는 장소이기도 한데, TV나 책자 등 여러 매체에서 소개될 때 가장 자주 등장하는 곳이기도 하다.

⑨북촌 6경의 한옥을 보수하는 모습.
⑩고풍스러운 북촌 5경의 모습.

 6경이 위치한 모퉁이를 돌아가면 다시 한옥들을 사이에 둔 골목길이 나온다. 이곳이 북촌 8경 중 7경인 가회동 31번지다. 마찬가지로 여러 한옥이 기와를 맞대고 늘어선 모습을 볼 수 있다. 한옥의 미를 감상하며 내려오다 보면 북촌 8경의 마지막인 삼청동 돌계단을 볼 수 있다. 이 돌계단은 바위를 일일이 깎아서 만든 것으로 더 유명한데, 현대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다르게 생각해보면 묘하게 전통적인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장소이다. 북촌 8경을 전부 돌고 내려오면 삼청로를 만나며 여정이 끝이 난다. 북촌은 전체적으로 오르막길과 내리막길이 반복되는 코스라 피로하고 지칠 수 있지만,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은 피로함 보다는 가슴 한 켠에 뿌듯함을 심어주는 느낌을 받는다. 독특한 아름다움을 보고 싶다면, 한 번쯤 북촌에 방문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전통의 세계가 열릴 것이다.

유현동 기자, 박시정 수습기자  dgupress@dg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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