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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세희 작가, 소통과 공감을 통해 세상을 치유하다
  • 천지현 수습기자
  • 승인 2019.06.03
  • 호수 1607
  • 댓글 0
▲사진 = 백세희 작가 제공.

백세희 작가가 책을 통해 풀어 낸 개인적 상처와 아픔은 많은 독자들의 내면을 치유했고, 책은 SNS 등 미디어를 통해 날개 돋친 듯 대중으로 확산됐다.
어떻게 백 작가는 독자들과 “연결돼 있다”는 반응을 가져올 수 있었을까?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의 백세희 작가는 참신한 제목의 작품으로 세상에 화려하게 모습을 드러냈다. 솔직하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붓을 들게 된 작은 계기

백 작가는 대학교 3학년이던 시절 우리대학 문예창작학과로 편입했다. 편입 전 상이한 전공을 가졌던 탓에 편입 후의 학업에 어려움이 따랐다. 그러나 등단하고자 하는 간절함에 용기를 내 수강하게 된 ‘신춘문예 특별반’ 수업에서의 작은 경험이 그에게 붓을 들 용기를 줬다. 당시 창작한 소설에 대해 들은 “원석 같은 글”이라는 작은 칭찬이 제대로 글을 써보기도 전에 포기하고 싶던 백 작가에게 창작 활동을 이어나갈 자신감과 희망의 원천으로 다가왔다. 그는 “큰 칭찬은 아니었지만 그것만으로 충분했다”며 “그때의 작은 칭찬이 저를 계속 글을 쓰게 만들어줬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아픔을 드러내 타인에게 희망을

백 작가를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르게 한 저서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백 작가가 우울증을 진단받고 담당의와 진행한 상담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 간다. 백 작가는 대학생 때 처음 자신에게 우울증이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됐다. 노력을 통해 그동안 자신을 힘들게 했던 학벌, 다이어트, 애인, 피부 등에 관한 문제들을 극복했지만 우울감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다. 백 작가는 그때 처음으로 상담센터와 정신과를 다니기 시작했고 가벼운 우울감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병인 ‘기분부전장애’를 진단받았다. 백 작가는 “‘기분부전장애’라는 병명은 태어나서 처음 들었고, 주변인들도 전혀 알지 못했다”며 “그때 이 병을 사람들이 알게 되면 어떨까 생각했고, 그 당시 제가 가장 잘 쓸 수 있는 소재가 우울증이었다”고 말하며 우울증을 소재로 책을 쓰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책을 집필할 당시 백 작가는 회사를 다니고 있었기 때문에 자비출판 비용을 마련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백 작가는 기존에 관심이 많았고 직접 후원을 통해 참여하기도 했었던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책을 출판했다. 책은 40만 부가 판매되며 출판계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 백 작가는 “사실 두려운 마음이 컸다”며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는 편이라 운이 좋았다는 생각이 강했고, 책이 많이 나갈수록 악평도 많아질 게 무서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숨기기 바빴던 정신병이 가시화되는 게 기뻤고, 그러면서도 저와 같은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사실에 마음 아프기도 했다”며 “(우울증은) 일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문제구나” 하는 확신이 생겼다고 전했다.
백 작가의 생각처럼, 이 책을 접한 많은 독자들이 백 작가에게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라는 공감의 메시지를 전했다. 백 작가는 “(책을 통해) 그분들도 안심했고, 저 역시 안심했다”며 “비슷한 사람과 손을 잡은 것처럼 그 자체로 서로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백 작가가 책에 풀어 낸 자신만의 이야기들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과 소통을 통한 내면의 치유를 선사한 것이다.

 

미디어를 통한 확산, 흥행의 첫 걸음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SNS를 통해 큰 이목을 끌었으며, 많은 사람들에게 책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오늘날 SNS는 이용자들이 각자의 사적인 일상을 게재하고 그것을 통해 타인들과 연결되는 소통의 플랫폼이다. 이 책을 흥행으로 이끈 SNS의 특성은 이 책의 내용과도 많이 닮아있다. 양자 모두는 사적인 이야기를 타인들과 공유함으로써 공감을 얻고, 그럼으로써 비슷한 사람들끼리의 연대와 치유를 가능하게 한다.
백 작가는 “제 책은 SNS에서 이목을 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제목이 재밌다고 책을 사는 분들도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직접 추천하는 분들도 있다 보니 호기심을 자극하고 판매로 연결된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책의 광고가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의 미디어에 게재됐고 광고를 내자마자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책이 처음 출간되자마자 몇 십 권이 판매됐으며 판매 속도가 하루가 다르게 증가했다. 무명이던 백 작가를 단숨에 베스트셀러 작가로 도약하게 만든 첫 걸음이었던 것이다.

 

솔직한 이야기로 세상을 향하다

백 작가는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를 쓸 때 제가 했던 말과 의사선생님의 말을 정확히 글로 기록하면서 다시 한 번 치유 받는 기분이 들었다”고 말했다. 뱉고 나면 금세 휘발돼 시간이 지나면 그 기억이 왜곡되는 말과 달리, 집필활동은 백 작가에게 글을 통해 내면의 이야기를 풀어내게 해 어려움이 해소되거나 치유 받는 기분을 느끼게 한다.
백 작가는 앞으로의 집필 계획을 묻는 질문에서 그가 키우는 강아지들에 대한 에세이를 쓰게 될 것 같다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어, “생각만 해도 좋은 한 가지 소재로 글을 써내는 ‘아무튼 시리즈’라는 책이 있는데 그 시리즈에 정말 참여해보고 싶다”며 “올해 안에 투고하는 게 목표고 기회가 된다면 다이어트 에세이도 써보고 싶다”며 앞으로의 목표를 전달했다.
이처럼 백 작가는 생활과 유리된 거창한 소재보다는 누구나 삶에서 쉽게 접할 만한 일상의 이야기를 글로 솔직담백하게 담고자 한다. 앞으로 백 작가가 독자들에게 각인되고자 하는 이미지 또한 ‘솔직함’이다. 백 작가는 “제가 생각하는 이미지도 그렇고 독자들에게 바라는 이미지도 마찬가지로 ‘솔직한’ 작가”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글에는 진심이 담겨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며, 진실 되게 쓰는 사람이고 싶다”는 생각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백 작가는 우리대학 학생들에게 “아무도 기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백 작가는 “지금도 그렇지만 대학생 때 특히나 더 기죽고 살았던 것 같다”며 “그게 저를 얼마나 시들게 만드는지 잘 몰랐다”고 말했다. 지금의 백 작가는 기가 죽을 것 같으면 항불안제를 먹고, 가수 ‘투애니원’의 곡 ‘내가 제일 잘 나가’를 듣는다. 작가 자신만의 해결책 또한 그가 독자들에게 원하는 그의 이미지처럼 솔직했다.

천지현 수습기자  2017111128@dg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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