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day
2019.6.3 19:23

동대신문

상단여백
HOME 기획 기획취재
행복하기 힘든 20대, 우리의 행복은 어디에?
  • 선민지·이민석 기자
  • 승인 2019.05.13
  • 호수 1606
  • 댓글 0
▲일러스트=이민석 기자.

행복의 기준은 사람마다 같을 수도, 다를 수도 있다. 이러한 행복의 기준은 사회와 함께 변화해 온 개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연 행복한가?

과거에는 행복의 기준을 어떻게 설정했을까? 그 기준은 동양과 서양이 차이를 보이고, 그 안의 학자들 간의 의견도 분분하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선한 행위를 반복하면 생기는 ‘덕’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덕이 있는 사람이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공자는 경제력과 상관없이 ‘자신의 삶의 가치를 믿고 따르는 것’을 행복으로 봤다. 하버드대 로버트 월딩거 박사 연구의 경우는 ‘인간관계’로 행복의 정의를 내렸다. 1938년부터 무려 79년간 총 724명의 삶을 추적해온 결과, “인간관계가 삶의 질을 높이며, 양보단 질이 중요하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현대에 들어서는 조금 더 행복을 객관적인 지표로 평가하고자 하는 노력이 진행됐다. 유엔은 행복의 기준을 1인당 GDP, 사회적 지원, 기대 수명, 사회적 자유, 관용, 부정부패 등 6가지로 정했다. 유엔에서 발표한 ‘2019 세계행복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56개국 중 54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특히 사회적 자유, 부정부패, 사회적 지원 측면에서 낮은 수치를 보였다. 우리나라의 GDP 순위가 12위임을 감안할 때, 경제력이 행복의 유일한 척도가 아님을 보여주는 예시이기도 하다. 다른 조사에서는 특히 20대가 행복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도 “동아행복지수” 조사에서는 20대의 행복도가 연령별 행복도에서 꼴찌였다. 취업난 등이 주요한 원인이었다.

                                 
현재에 집중하자 ‘욜로’

현대에서는 다양한 방식으로 행복을 평가하기 시작했다. 특히 최근 우리 사회는 행복이 트렌드화 되고 있다. 2017년도의 트렌드는 ‘욜로’였다. ‘욜로’라는 단어는 지난 2011년 캐나다의 한 가수가 노랫말에 처음 사용했고, 2017년에는 옥스퍼드 대사전에 등재될 정도로 이제는 흔히 쓰이는 표현이다. 우리나라에서는 tvN의 ‘꽃보다 청춘’ 프로그램을 기점으로 대중들에게 확산됐다.
‘욜로’(YOLO)란 ‘You Live Only Once’의 약자를 딴 말이다.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 번뿐인 인생’을 강조하고 있다. 이는 ‘불투명한 미래에 투자하기보단, 충실하게 현재를 즐기자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이 등장하게 된 원인은 지속되는 장기간의 경기침체다. 과거에는 사람들이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하는 등 노후를 준비하는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현재에 더 집중하려는 태도를 갖게 됐다. 평소 본인이 ‘욜로’의 성향을 보인다는 한 우리대학 학생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후회 없이 즐기기 위해서 최근 1인 미디어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남들에게 전하는 것을 즐겨 1인 미디어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지금 유튜버를 안 하면 나중에 후회할 것 같았다”며 “욜로 정신을 실천 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욜로’식의 행복 추구는 현재의 자신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자기 자신에게 온전히 집중해 지금의 행복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충동적 소비가 아닌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정신이다. 그러나 최근의 미디어가 이를 악용하여 ‘욜로’ 정신의 본질을 왜곡하는 측면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욜로(YOLO) 현상 분석: 여행소비를 중심으로’(곽재현, 홍지숙, 2017)에 따르면 미디어가 ‘욜로’ 현상을 이용해 과소비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 연구에 따르면, ‘욜로’와 관련된 검색어는 미디어에서 ‘욜로’ 현상을 다룬 직후에 집중됐다. 이렇듯 미디어는 ‘욜로’를 ‘소비’로 상징화했다.
그 결과 실제로 2018년 G마켓이 총 604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52%가 ‘자기만족을 위해 충동적인 욜로 소비를 하는 것’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한 25%는 ‘평소에도 경제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충동적인 욜로 소비를 하는가’에 ‘그렇다’를 택했다.

 

작은 것에서도 만족을 ‘소확행’

2017년에 ‘욜로’가 등장했다면, 2018년의 핵심 키워드는 ‘소확행’으로 변화했다. 소확행(小確幸)은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말의 줄임말이다. 이는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만든 신조어로 우리나라에는 2030세대에게 큰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소확행은 ‘트렌드 코리아 2018’에서 10대 키워드 중 하나로 꼽혔다. 소확행은 스크린, 방송프로그램 등의 미디어를 통해 이미 여러 번 비치고 있다. 소확행이 스크린으로 담겨진 대표적인 영화로는 2018년 2월에 개봉한 <리틀 포레스트>가 있다. 소확행 열풍이 일어나는 만큼 그에 맞춰 100만이 넘는 관객을 모으며 흥행했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인 혜원은 시험에 떨어진 후, 고향 집으로 돌아와 사람들을 만나고 밥을 해 먹는 등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소소한 행복을 느낀다. 이외에도 소확행이 담긴 방송프로그램에는 2017년 방영된 JTBC <효리네 민박>과 2018년 방영된 tvN <윤식당>이 있다.
이 셋의 공통점은 큰 성취보다는 순간순간에 느끼는 행복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삶 그 자체를 충실히 살아가는 것을 모토로 시청자들에게 전달했다. 과연 소확행 열풍이 일어난 이유는 무엇일까? 젊은 층들이 소확행에 공감하는 이유는 불확실한 미래와 눈앞에 놓인 어려운 현실 때문이다. 한국장학재단에 의하면 작년 11월 기준 학자금 대출 총액은 전년에 비해 약 600억 원 증가한 1조8077억 원이었다. 이렇듯 현재 많은 대학생은 높은 학자금을 감당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청년들은 이렇듯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이 보장돼있지 않은 현실 속에 살고 있다. 이는 대학생에게 일상 속 작은 것에서부터 행복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가져왔다. 강성영(국제통상18) 씨는 “나의 소확행은 월급날에 마카롱과 버블티를 사 먹는 것과 혼잡한 퇴근길 지하철에서 앉아서 집에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청년세대가 소확행을 현실에서 실현하지 못한다는 문제점이 있다. 2018년도 한 취업포털 사이트에서 실시한 ‘행복 키워드’ 조사에서 응답자의 10명 중 7명 이상이 ‘소확행에 공감한다’(75.1%)고 답했다. 그 이유로 ‘가끔 오는 큰 행복보다 자주 느낄 수 있는 작은 행복이 만족감이 더 크고’, ‘많은 돈을 들이지 않고도 행복감을 얻어서’라고 응답했다. 하지만 ‘소확행에 공감한다’는 응답자의 82%가 ‘현재 행복하지 않다’고 답했으며, 이들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가장 큰 이유가 ‘취업과 진로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에(58.5%)’와 ‘생활비 마련이 어려워서(32.3%)’였다. 이렇듯 소확행에 대해 공감은 하지만 자신에게 소확행을 적용하기는 어려운 청년세대의 현실을 보여준다. 이는 결국, 소확행이 청년세대가 겪는 문제들을 회피하는 상징적인 단어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면치 못한다.
또한 점차 소확행(小確幸)이라고 말하지만 대확행(大確幸)에 가까운 모습을 가진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는 ‘제주도에서 한 달 살기’이다. 목적은 한 달간 현지에 머물면서 그 속에서 행복을 느끼고자 하는 것이지만 한 달을 다른 곳에서 살기 위해서는 지출이 꽤 요구된다. 그렇기에 이는 소확행의 본질적인 의미를 담지 못한다는 한계에 직면했다. 강성영 씨는 “나에게 소소하다는 것은 시간이 기준이다”라며 “그 짧은 순간만 행복한 것이 소소한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소소한 것’을 정하는 기준은 모두가 다르기 때문에 이와 같은 모호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나로부터 찾는 행복 ‘나나랜드’

다양한 행복 트렌드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현실에서 적용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진정한 행복을 위해서는 본질적으로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것이 우선시 돼야하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은 상태에서 찾는 행복의 수단들은 결국 불완전한 행복에 그친다. 그렇다면 어떻게 진정한 나로서의 행복을 찾아갈 수 있을까?
올해 확산되고 있는 트렌드는 ‘나나랜드’다. 나나랜드는 타인의 시선이나 사회적 관습보다는 ‘나만의 기준으로 스스로를 사랑한다’는 의미다. “대학내일20대연구소”의 밀레니얼 세대의 행복에 대한 2018년도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55.3%가 ‘타인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삶이 아니라, 나 자신이 행복한 삶의 방식을 택하겠다’고 응답했다. ‘나’에 대한 존중이 바탕이 되는 나나랜드가 확산되면서 소비시장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 신발시장에서는 불편한 키 높이 깔창과 높은 굽 신발의 매출은 줄어드는 반면 굽이 낮고 편안한 단화의 수요가 늘고 있다. 실제로 G9 사이트에선 지난 3월 한 달간 대표적인 단화 제품인 ‘로퍼’ 판매량은 여성의 경우 141%, 남성은 100% 각각 증가했다. 낮은 굽으로 편안함을 강조한 ‘컴포트화’ 제품도 여성은 350%, 남성은 50% 판매량이 늘었다. 반면 남성 정장 구두의 판매량은 46% 줄었으며, 굽이 높은 여성용 ‘펌프스’ 제품도 53% 감소했다. 이는 사람들이 더 이상 사회적으로 형성된 미의 기준에 맞추지 않고, 온전히 자신만의 기준을 설정한 결과이다.
이렇듯 자신의 가치에 주목하자는 목소리는 가요계에서도 인기를 끌었다.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 또한 ‘LOVE MYSELF’ 캠페인을 통해 진정한 나의 존재에 대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러한 메시지는 청년세대에게 많은 공감과 힘을 줬다.
욜로, 소확행 등 행복과 관련된 많은 트렌드가 등장하고 있다. 이는 청년세대가 행복을 소망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한다. 하지만 기존의 행복트렌드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해서는 안 된다.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등 먼저 자신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그래야 더욱 행복해질 수 있는 올바른 방향을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선민지·이민석 기자  dgupress@dgu.edu

<저작권자 © 동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선민지·이민석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