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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의 동국대 예찬론
  • 황재현 식품산업관리학과 교수
  • 승인 2019.05.13
  • 호수 1606
  • 댓글 0
▲황재현 식품산업관리학과 교수

꽃피는 오월이다. 잠깐 고개를 돌려 남산을 바라보면 꽃들이 만발하고 녹음이 온 세상을 뒤덮을 듯하다. 원고 의뢰를 받고 연구실에 앉아 창문을 여니, 나뭇잎을 스치는 기분 좋은 봄바람소리와 새소리 또한 편안하다. 가끔씩 들리는 학생들의 웃음소리와 잡담소리 또한 나의 마음을 여유롭게 한다. 도시의 소음과 자동차의 매연으로부터 차단되어 있으니, 창밖의 모든 소리가 계절의 흐름이요, 자연의 일부라 할 수 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4월초 벚꽃이 피는 계절이 되면, 온 국민이 즐기는 꽃놀이 축제가 시작된다. 가족, 친구, 연인 등 사적인 관계의 꽃놀이 모임뿐만 아니라, 공적 조직인 회사 동료들과의 꽃놀이 모임 등 다양한 사람들과의 꽃놀이를 통해 대화의 시간을 갖고 맛있는 음식을 함께 먹으며 자연을 만끽하는 기회를 갖는다. 예쁜 봄꽃을 바라보며 자연을 함께 음미하는 사람들의 얼굴에서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예를 들어 함께 등산이나 힘든 운동을 끝내고나서 웃으며 담소를 나누는 풍경과 유사하다. 이러한 자리를 통해 서로 평소 모르고 지나쳤던 점에 대해 알게 되며, 상대방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고, 새로운 면을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우리 학교는 굳이 먼 곳으로 나가지 않아도 조금만 걸으면 남산을 마주하게 된다. 봄에는 벚꽃과 개나리, 진달래 그리고 이름 모를 봄꽃들이 만발한다. 점심시간 남산 산책로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얼굴을 보면 환한 웃음과 함께 이야기꽃이 만발하고 있다. 꽃들을 보니 반갑고, 이야기를 나누니 즐겁고, 자연 속을 걸으니 머리가 맑아진다. 여름에는 뙤약볕의 무더위를 피해 숲속의 그늘을 걸을 수 있으니 좋고, 가을에는 형형색색의 단풍을 즐길 수 있으니 좋으며, 겨울에는 남산의 설경을 만끽할 수 있으니 좋다. 비단 자연에서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은 남산만의 혜택은 아니지만, 학교에서 가깝고 짬이 날 때 언제든 누릴 수 있으니, 행복하다. 남산에서는 혼자만의 시간을 가져도 좋지만, 소중한 사람과 함께 해도 행복이 더 커지지 않을까.
동국의 오월은 학생들의 축제가 있어 즐겁다. 대학을 졸업한지 25년이 가까워 오지만, 오월의 축제는 지금도 내 마음을 설레게 한다. 축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모습에서 젊은 날의 추억을 떠올리고, 한껏 멋 낸 옷차림을 통해 일상에서 벗어난 학생들의 즐거움을 마주한다. 학생들과 술잔을 기울일 수 있어 좋고, 모두들 행복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좋다.
 오월의 동국대학교 밤은 연등이 밝혀줘서 어둡지 않다. 연등이 켜져 있는 동국대학교의 밤은 우리 학교만의 역사이며 독특한 문화라 할 수 있다. 부처님의 자비로 온 세상을 밝게 비추듯, 학교의 연등으로 서울의 밤거리를 밝게 비추고 바라보는 사람들의 마음을 밝혀준다. 오월의 이 맘 때는 가족들과 연등을 쳐다보며 학교를 걸어 다니는 재미가 쏠쏠하다. 학내에 사찰이 있어 좋고, 범종이 있어 좋으며, 역사가 있어서 좋다.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학교 역사는 내가 좋아서 하는 이야기이지만, 조용히 들어주니 이 또한 고맙다.
오월의 밤하늘을 밝게 비추는 연등을 바라보면 남산에서 쳐다본 봄꽃들이 생각나고, 번잡한 마음의 평화를 찾을 수 있어서 좋다. 팔정도 앞에서 바라보는 연등의 빛과 N타워의 야경, 그리고 달빛이 어우러지기라도 하면 발길을 떼기가 쉽지 않다. 매년 팔정도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비슷할 테지만, 바라보는 내 마음의 행복감은 매년 깊어간다. 요즘 유행하는 단어 중에 ‘소확행’이라는 말이 있다.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고 한다. 각자 대학 생활 중 동국대학교에서 만끽할 수 있는 소확행을 찾아보는 것은 어떨지.

황재현 식품산업관리학과 교수  dgupress@dg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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