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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져들 수 밖에 없는 다채로운 매력, 이태원
  • 유현동 기자, 안경준 수습기자
  • 승인 2019.05.13
  • 호수 1606
  • 댓글 0

우리는 흔히 ‘이태원’ 하면 이국적인 문화로 가득한 공간을 떠올린다. 이태원 거리에는 외국인들이 활보하고 곳곳에 외국어 간판이 존재한다. 또한 다양한 국가의 전통 음식과 식료품을 판매하는 가게가 즐비하다. 하지만 조금 더 들어가면 우리가 생각하는 이태원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곳도 있다. 이번 기행에서는 독특한 특색을 가진 이태원의 숨은 명소들을 소개한다.

▲일러스트=유현동 기자.

이태원 역에 가려면 충무로 역에서 3호선 오금행을 타고 두 정거장 지난 약수역에서 6호선으로 환승해 응암행으로 3개 역을 이동하면 된다. 역 밖으로 나오면 거대한 포크 모양의 조형물이 우리의 눈을 사로잡는다. 이 조형물은 이곳이 이태원의 대표 상권인 세계음식특화거리의 시작을 알린다.

①세계음식특화거리를 상징하는 거대한 포크 조형물.

조형물을 사이에 두고 길 곳곳에 독특한 디자인의 식당들이 다채로운 국적의 음식들을 파는 모습이 눈에 띈다. 한국어와 외국어로 된 간판이 뒤섞인 거리를 바라보면 우리나라와 외국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특히 이곳은 거리의 음식점들이 각 나라의 고유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소품들을 배치했다. 이국적인 분위기가 더해져 보는 즐거움이 배가된다. 처음 맛보는 음식들과 오묘한 분위기, 여기에 낯선 음악을 들으면 이곳이 다문화 거리의 중심인 이태원이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된다.

②러시아 전통 음식점 안의 이국적인 소품.

세계음식특화거리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면 도착하는 우사단길에는 구도심지 느낌의 건물에 아랍어를 비롯한 외국어 간판이 적혀있다. 오래된 건물들은 우리나라의 정서를 풍기지만 외국어 간판과 전통 복장을 한 무슬림들은 이국적인 느낌이 물씬 든다. 이 둘의 조화는 어색할 것 같지만 오묘하고 색다른 느낌을 준다. 볼거리도 다양하다. 대표적으로 다채로운 벽화와 독특한 건축물들을 예시로 들 수 있다. 그중에서도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곳이 바로 이슬람 사원이다. 국내 최초 이슬람 사원인 서울 중앙 성원은 우사단길의 이국적인 매력에 정점을 찍어준다. 주변에 자리한 할랄 음식점과 터키 베이커리도 한 번쯤 들러볼 만한 장소다. 이슬람 사원과 주변의 아랍어 간판의 가게를 보고 있으면 이곳이 서울이 아닌 듯한 착각이 든다.

③국내 최초 이슬람 사원인 서울 중앙 성원 전경.
④우사단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할랄’ 음식점.

우사단길의 독특한 거리 풍경을 보며 이태원 4번 출구 방향으로 올라오면 베트남 퀴논 거리가 나온다. 퀴논 거리는 2016년 10월 서울 용산구와 베트남 퀴논 시가 우호 교류 20주년을 기념해 이태원에 조성한 테마 거리이다. 베트남 퀴논 시는 베트남전 당시 우리나라 맹호부대의 주둔지였다. 그만큼 당시 전쟁으로 인한 상처를 가진 곳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베트남의 재수교 이후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했고 1997년 자매 결연을 했다. 그리고 아픔을 가진 퀴논 시는 맹호부대가 창설됐던 용산구와 화해와 용서의 의미로 우호 교류를 맺었다. 여기에는 양국을 나타내는 상징과 조형물이 있다. 그중에서 돋보이는 건 바로 벽화다. 베트남 유학생들과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퀴논 시의 풍경을 담은 벽화가 퀴논 거리 구석구석에 있다. 이곳의 아기자기한 벽화를 보고 있으면 다른 문화의 그림이지만 친근한 느낌이 든다. 퀴논 거리를 다니며 곳곳에 숨겨져 있는 벽화 포토존을 찾고 사진을 찍어 보자.

⑤퀴논 거리를 상징하는 벽화.
⑥퀴논 거리 골목 속 숨겨진 벽화들.

퀴논 거리의 왼쪽 끝에서 남쪽으로 내려오면, 고전풍의 가구가 도로에 즐비한 모습이 눈에 띈다. 이곳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골동품 가구 매매를 시작한 이태원 앤틱 가구거리이다. 1960년대 이태원 인근 미군 부대에서 근무하던 군인들이 본국으로 돌아갈 때 자신이 사용하던 가구를 내놓으면서 이 거리의 역사가 시작됐다. 현재는 약 100여 개의 점포가 영업 중인데 고풍스러운 가구와 자기를 파는 곳과 예스러운 소품을 대여 또는 판매하는 곳으로 나눌 수 있다. 이 거리의 주목할 만한 특징은 우리 학교 인근의 충무로 다음으로 영화인이나 광고인이 많이 찾는 곳이라는 점이다. 이곳을 걷다 보면 서울 시내 한가운데에서 마치 중세 유럽의 도시 골목을 걷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중세 유럽의 분위기를 느끼고 싶거나 인테리어 소품으로 생활공간의 분위기에 변화를 주고 싶다면 이곳을 방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⑦앤틱 가구거리의 한 가게 앞.

가구 거리에서 역 방향으로 가파른 언덕을 올라가면 대표적인 다문화 지역이라는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장소가 나타난다. 바로 이태원 부군당 역사공원이다. 부군당은 조선시대 지방 관아 인근에 설치된 제당 또는 한강유역에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마을의 수호신을 모시는 제당을 말한다. 빌딩이 빽빽한 도심 속에서 마을의 수호신을 모시는 신당을 찾아가는 건 굉장히 색다른 경험이다. 또 이곳에서는 용산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마음을 뻥 뚫리게 하는 경치를 보고 있으면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가 모두 풀리는 느낌이 든다.

⑧부군당역사공원 안의 유관순 열사 추모비.

즐길 거리와 볼거리로 가득한 이태원이지만 이곳에는 ‘유관순 열사 추모비’도 있다. 과거 유관순 열사가 안장됐던 이태원 공동묘지가 일제 때 군용기지로 전환되며 유관순 열사의 흔적을 찾을 수 없게 됐다. 이에 용산 구청과 시민들이 유관순 열사를 기리기 위해 이태원 공동묘지가 내려다보이는 부군당 역사공원에 추모비를 건립했다. 추모비와 함께 서울 경치를 보고 있으면 저절로 숙연해진다. 3·1운동 100주년인 올해, 색다른 장소에서 뜻깊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이태원을 방문해 보는 건 어떨까.

유현동 기자, 안경준 수습기자  dgupress@dg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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