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esday
2019.12.3 19:33

동대신문

상단여백
HOME 문화 인터뷰
관객을 만나 연극의 의미를 실현하다, 연출가 김정
  • 박세미 안경준 수습기자
  • 승인 2019.04.15
  • 호수 1605
  • 댓글 1
▲사진=박세미 수습기자

 

보통 연출가라면 연출을 꿈꿔 연극학부 등에 진학한 사람을 떠올리지만, 두산연강예술상을 수상한 김정 연출가는 우리대학 신문방송학과 졸업생으로 뒤늦게 연출에 입문했다. 두산연강예술상은 두산연강재단에서 매년 공연예술 분야와 미술 분야에서 각 1명씩 뽑아 창작지원금을 주는 상이다. 보통 예술 분야의 상이 과거의 업적을 토대로 주어진다면 이 상은 미래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여된다는 점에서 젊은 예술가들에게 주는 의의가 크다. 남다른 궤적을 그려온 그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평범한 내가 예술가가 되기까지”


김정 연출가는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에서 등장인물들이 영화와 광고를 공부하는 것을 보고 흥미를 느껴 우리대학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했다. 하지만 그가 실제로 접한 신문방송학은 생각했던 바와 크게 달랐다. 이후 그는 공부에 정을 붙이지 못하다가 군 전역 후 국립극장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연극에 관심을 갖게 됐다.


그렇다고 그가 곧바로 연출 작업에 뛰어든 건 아니었다. 적성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 대학교 3학년 때는 취업 준비와 연극 활동을 병행하다 취업 스트레스로 안면마비를 겪을 정도였다. 그는 적성에 맞지 않는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가 컸다.


그럼에도 그는 바로 결심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이 예술과 어울리지 않는 평범한 사람인 것 같아서 극장매니저를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연극을 향한 그의 열망이 점점 커지면서 자신이 평범하다는 이유로 시도하지 않았던 것들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점점 커졌다.


그 후, 그는 학교생활보다 연극 활동에 매진했다. 그는 한 연출가의 데뷔작에서 조연출을 하며 처음으로 연극 작업을 접했다. 처음에는 극장매니저 일과 공연기획 쪽 일을 알아봤지만 그는 만족할 수 없었다. 그는 “연극과 더 직접적인 일을 하고 싶어 공연 제작을 구경이라도 하고 싶다고 말하고 다녔다”고 말했다. 그 후 그는 연극계 거장 한태숙 연출가의 2009년 명동예술극장 개관 공연에서 6년간의 물리연출부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그때까지도 그는 연출가로서의 확신을 품지 못했다. 취직에 대한 불안감과 예술이 허황된 것 같다는 생각에 방황했다. 그는 “1년 쯤 지나 26, 27살 때, 1년 안에 성공하지 않으면 이곳에서 벗어나 다른 선택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때 자신을 믿어준 선배께서 잡아주셔서 작업의 재미를 다시 찾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연극의 의미를 고민하다


그는 서울공연예술제의 일환으로 프랑스 극작가 조엘 폼프라의 원작 중 일부를 발췌하여 20분짜리 단막공연 ‘이 아이’를 준비했다. ‘이 아이’에서는 한 학생이 수학여행을 갔다 주검이 돼 돌아오는 장면이 있다. 한국예술위원회는 이 연극이 ‘세월호’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공연을 중단시켰다. 연상만으로 검열당하는 우리사회에 그는 좌절했을 법하나, 그는 시위했다.


이에 그는 “연출을 시작할 때는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 즐겁고 감흥을 불러일으킨다면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이 사건을 통해 연극의 의미를 멈춰서 생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그는 개인적 차원에서 연극을 느끼는 것을 너머 연극이 사회 작용을 한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었다. 더불어 그는 “연극이 사람에 대한 얘기를 하기 때문에 대본검열을 묵인하고 넘어간다면 더 이상 연극을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그 당시 잃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신념을 지켰다. 더불어 그는 “자신이 대단히 저항적이어서 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니라 용기를 주는 많은 젊은 예술가들이 있었기에 자극을 받아서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편안함을 통해 감각을 일으키거나 감정들을 불러일으키는 것만이 예술의 목적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예술 속에서 사회를 이루는 시스템을 뒤집어엎을 때 느껴지는 불편함으로 사회 구조를 느낄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사람들이 사회구조 속에 맞춰 살면서 자신의 가능성을 잊어버릴 때, 예술은 사회에 딴지 걸며 개인이 가진 생각에 균열을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 하는 고민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모든 사람은 고유하고, 그 사람이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무한한데, 예술가가 이것을 계속 믿고 있는가에 관한 고민을 한다”라고 말했다. 그에게 연극은 고유한 존재인 관객과 배우가 만나는 장소다. 그는 배우의 고유한 느낌을 최대한 끌어내어 관객들에게 보여주려 한다. 또한 그는 “자신이 자유롭고 아름다운 사람이라고 믿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런 사람들이 자신과 비슷해 보이는 배우가 하는 어떤 표정과 몸짓을 보고 뭔가를 느껴가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새로운 꿈을 꾸는 학생들에게


전공과 다른 진로를 선택한 학생들은 전공 공부에 소홀하기 쉽다. 그도 “전공자체에 관심이 별로 없었던 것 같다”며 공감을 표했다. 이어 그는 “신문방송학이든, 연극영화학이든 모두 사람 사는 이야기니까 애정을 가지고 들여다 볼 걸 하는 후회도 있다”는 솔직한 심정을 전했다. 또한 그는 대학생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했다. 그는 “당장 어떻게 될지 모르며, 아직 젊고, 조금 이기적이어도 된다”라고 정리해서 전달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털어놨다. 그는 “제일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고민했다”며 “공연장이 떠올랐고, 공연장으로 갔다. 그 이후부터 취업 준비는 하나도 안 했다. 고민은 많이 들었지만 공연장에 있고, 공연장에 있기 위한 일을 하니까 몸이 점점 가벼워졌다”고 답했다. 또한 그는 “부모님이나 주변 사람 핑계를 대는 건 자기가 정말 원하는 것에 대한 욕망을 숨기는 것밖에 안 된다”며 “지금 외면하면 나중에 반드시 찾아오기에 자신의 마음에 솔직하라”고 당부했다.

박세미 안경준 수습기자  dgupress@dgu.edu

<저작권자 © 동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