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는 말이 있다. 만개한 벚꽃은 아름답기도 하지만 대학생들에게는 중간고사를 알리는 신호와도 같다. 올해도 여지없이 중간고사 준비 기간으로 봄꽃을 만끽할 여유가 없었던 학우들을 위해, 이번 기행에서는 우리 학교와도 바로 인접해있으며 오래 전부터 벚꽃을 보기 좋은 명소로 유명한 남산을 소개한다.

▲일러스트=유현동 기자.

서울시내에서 벚꽃으로 유명한 곳은 남산, 여의도 윤중로, 잠실 석촌호수 등 여러 장소가 존재한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남산 벚꽃길이 유독 돋보이는 이유는 총 길이가 7km 정도의 서울에서 가장 길고 폭도 넓은 벚꽃길이라는 점이다. 이외에도 남산 벚꽃길은 왕벚나무, 산 벚나무 등 다양한 종의 벚나무가 존재하며 개나리, 진달래 등 여러 봄꽃과도 아름답게 어우러진 모습이 매력적이다.  또한 벚나무 사이로 보이는 남산타워를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볼 수 있는 것과 건물로 빽빽한 도심에서 탁 트인 경관을 볼 수 있는 장소라는 점은 남산 벚꽃길만의 묘미라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산이지만 높이가 265m밖에 되지 않아 등산하기에 험하지 않다. 또한 오르는 길도 산책로, 돌계단, 오솔길, 나무계단 등으로 다채로우며 굳이 걷지 않아도 버스나 케이블카를 통해 정상까지 오를 수 있는 용이한 접근성이 우수한 장점으로 꼽힌다.

①남산으로 이어지는 상록원 우측의 계단

우리대학에도 남산으로 바로 이어지는 연결통로가 있다. 상록원 2층 입구 우측에 위치한 계단을 올라 이어지는 길을 따라가면 북측 순환산책로와 만나게 되는데 이곳은 차와 자전거의 통행이 금지된 오직 보행자만을 위한 길이다. 이 넓은 길을 사이에 두고 활짝 핀 개나리와 벚꽃은 봄의 싱그러움을 한껏 느끼게 한다. 길 사이사이 서있는 청사초롱을 본 딴 디자인의 가로등도 벚꽃과 어우러지며 고전적인 미를 풍긴다.

②벚꽃과 개나리 너머로 보이는 남산 타워
③고전적인 디자인의 가로등과 벚꽃

따스한 봄 날씨를 맞아 나들이를 나온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자연스레 북측 순환산책로를 따라가다 보면 커다란 비석과 함께 예스러운 문으로 장식된 장소를 볼 수 있다. 촉나라의 승상인 제갈공명의 사당인 ‘와룡묘’다. ‘와룡묘’라는 이름은 누운 용의 무덤이라는 뜻으로, 제갈공명의 호인 ‘와룡’에서 이름을 따왔다. 제갈공명은 중국의 역사적 인물인데, 이러한 인물의 사당이 왜 한국의 남산에 있는지 의아해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와룡묘 내부에 있다. 와룡묘 내부로 들어서면 제갈량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시조를 모신 단군사당, 고유의 토속신앙인 삼성각 등 민속신앙 요소가 강한 사당들을 같이 모시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중국의 신앙과 우리의 토착 신앙이 결합된 독특한 신앙형태가 남산 명소로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④와룡묘 입구

와룡묘를 지나 조금 더 걷다보면 한옥의 형태를 한 음식점이 나온다. 이곳은 한옥의 전통미를 살리면서 전통적인 한국 음식을 판매하는 음식점이다. 이곳은 지난 2009년 서울시에서 남산 전체를 문화·예술 공간으로 디자인하는 ‘남산 르네상스’ 정책에 따라 옛 새마을공판장 휴게실 자리에 한옥을 지은 장소로 식사 외에도 다양한 전통 차를 즐길 수도 있어 잠시 여유를 즐길 수 있다.

⑤한옥 형태를 한 음식점

조금 더 걸어가다 보면 마침내 북쪽 산책로의 끝에 다다르며 남산의 상징과도 같은 케이블카 탑승장이 나온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다보는 서울의 도심과 벚꽃 가득한 남산의 풍경은 지상에서 보는 것과는 다른 신선한 느낌을 준다. 부푼 마음을 안고 남산의 정상에 도착하면 ‘사랑의 자물쇠’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다. 철장 가득 빼곡한 자물쇠와 그 너머로 보이는 탁 트인 서울의 풍경은 산을 오르면서 쌓인 피로가 사라지는 느낌을 준다.

⑥자물쇠 너머로 보이는 서울의 도심
⑦전통 국궁장 석호정과 벚나무
⑧만개한 벚꽃

타워를 지나 반대편으로 향하면, 남측 순환산책로가 나온다. 이 곳은 지금까지 올라온 북쪽 산책로에 비해 길의 폭이 더 넓지만 차와 자전거도 같이 다닌다. 산책로 곳곳에는 버스 정류장이 있다. 그 옆에는 전기버스 충전기가 자리하고 있다. 남산은 현재 친환경·생태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는데, 이러한 취지에 맞게 친환경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도 눈에 띄었다. 또한 길 곳곳에 보이는 옛 성곽도 남측 산책로만의 특징이다. 남측 산책로에는 이를 더 자세히 볼 수 있는 성곽길이 존재한다. 성곽과 어우러진 여러 꽃들이 자아내는 풍경은 북측 산책로에서 느낄 수 있던 것과는 다른 느낌을 준다. 곳곳에 있는 전망대에서 볼 수 있는 풍경도 눈을 즐겁게 한다. 특히, 해가 질 때 맞은편에서 황금빛으로 빛나는 63빌딩은 몹시 아름답다. 산책로를 따라 쭉 내려오면 전통 국궁장인 석호정으로 향하는 길이 나온다. 이곳에서는 한국의 전통식 활인 국궁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또한 이곳의 건물은 한국 전통 양식을 보이는데, 건물과 과녁 그리고 벚꽃의 조화는 ‘동양미’를 아낌없이 자아낸다. 석호정에서 조금 더 내려오면 다시 우리학교 대운동장과 장충단공원이 보인다. 우리학교와도 가깝고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장소인 남산. 서울의 유명한 관광지라 뻔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막상 직접 가보면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아직 꽃구경을 갈 장소를 정하지 못했다면, 우리대학 바로 옆 남산을 한번 방문해 보는 것은 어떨까.

▲남산N타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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