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호

 미세먼지 활동 중 가장 많은 질문과 비난받는 부분은 단언컨대 중국발 미세먼지이다. 특히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는 봄철과 겨울철에는 환경단체에서 ‘왜 중국발 미세먼지에 대해선 이야기하지 않냐’ 라는 전화를 종종 받고는 한다. 나도 한 명의 시민으로서 미세먼지에 대한 걱정과 불안을 이해하기에 최대한 설명하기는 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이러한 이야기를 듣는 것은 시민단체만이 아니다. 중국발 미세먼지가 아닌 국내발 미세먼지에 대한 기사가 나오거나 정부가 자동차, 석탄화력발전소 등에 규제대책을 발표하면 “서풍이 불면 이렇게 나빠지는데 무슨 국내발 미세먼지냐”, “중국발이 반 이상이다”, “아무리 대책 진행해봐라 효과가 있나” 등의 호의적이지 않은 댓글들이 달린다.
 그럼 미세먼지는 어떻게 메이드 인 차이나가 되었을까? 미세먼지의 기여도는 국립환경과학원에서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자료와 대기, 기상상태를 슈퍼컴퓨터로 모델링해 파악한다. 이 모델링을 통해서 시민들이 위성영상으로 잘못 알고 있던 예측모델링영상도 만들어진다. 그동안 환경부는 국외영향을 평상시에는 30%~50%, 고농도시에는 60%~80%까지라고 발표해왔다. 다만 이 수치는 시기에 따라 달라진다. 국립환경과학원이 고농도 미세먼지 발생 시 기여율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 11일~15일 국내 요인의 기여율이 24.6%이었던 데에 비해 지난해 11월 3일~6일은 국내 기여율이 55%에서 최대 82%에 달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미세먼지의 기여도가 얼마인지가 아니다. 저 기여도를 평가하는 데이터의 신뢰도이다. 최근 한겨레에 그동안 국립환경과학원이 모델링에 사용하던 중국 미세먼지 배출량 데이터가 2010년의 자료였다는 내용이 보도됐다. 국내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또한 생물성연소 등 새로운 배출원이 파악되며 배출량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이처럼 신뢰할 수 없는 데이터로는 미세먼지의 원산지를 파악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미세먼지 문제가 중국 때문이라고 말할 수 없다.
 미세먼지 문제해결을 위해 중국 등 동아시아 국가들과의 협력은 필요하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미세먼지의 진실은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면 미세먼지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우리는 얼마나 행동하고 있는가? 미세먼지가 가장 걱정되는 사회문제라고 하지만, 한편에서는 오히려 자동차와 석탄화력발전소 수가 증가했다. 2018년 서울의 인구는 전년 대비 약 7만 5천 명이 감소했지만, 오히려 자동차는 8,395대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세먼지는 해결될 수 없다. 우리는 그동안 입으로는 미세먼지 해결을 말하며, 정작 중국발 미세먼지를 면죄부 삼고 있지 않았는지 질문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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