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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식, 몸과 마음을 가볍게 하는 건강한 선택
  • 권세은·정서윤 기자
  • 승인 2019.03.04
  • 호수 1603
  • 댓글 0
▲일러스트=김진희 기자.

세계적으로 채식 인구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국제채식인연맹(International Vegeterian Union)에 따르면 전 세계 채식 인구는 1억 8,000만 명(2017년 기준)으로 추산된다. 채식은 건강에 좋을 뿐만 아니라 환경, 동물권, 기후변화 등 현대사회의 문제에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와 같이 채식의 영향력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과연 무엇이 그들을 채식주의자로 만들었을까.

떠오르는 식문화

흔히 균형 잡힌 식사라고 하면 곡류, 고기·생선·달걀·콩류, 우유·유제품류, 채소류, 과일류가 골고루 포함된 식단을 떠올린다. 하지만 이러한 식단을 추구하지 않는 이들이 있다. 바로 채식주의자들이다.
최근 건강과 환경이 이슈가 되는 만큼 채식에 대한 관심도 나날이 증가하고 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세계경제대전망 2019’(The World in 2019)에서 올해는 비건(Vegan, 고기는 물론 우유, 달걀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의 해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미 유럽에서는 피자헛, 맥도날드 등 프랜차이즈 업체에서 비건 음식을 내놓았다. 국내 역시 채식이 열풍이다. 채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2018년 350여 곳으로 2010년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급속도로 성장한 채식 시장. 이러한 움직임을 보면 채식이 최근에 생겨난 식문화로 느껴진다. 하지만 채식의 역사는 고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채식주의라는 개념은 고대 인도와 그리스에서 처음 등장했다. 고대 인도의 불교도와 자이나교도들이 살생을 막고자 한 것이 채식의 시초다. 우리 민족 역시 오래전부터 채식을 즐겼다. 율곡 이이와 다산 정약용도 채식을 했다. 특히 이이는 평생 쇠고기를 입에 대지 않았다. 정약용은 채소밭 가꾸기를 즐겼을 뿐만 아니라 <한암자숙도>에 채식을 예찬하기도 했다.

대학생 채식주의자의 생활

‘식(食)’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큰 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육류를 섭취하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살아야 하는 채식주의자는 식생활에 대해 더 신경을 써야 한다. 채식주의자가 어떻게 생활하는지 대학생 비건 오연수(25, 1년 7개월 차) 씨와 페스코(Pesco, 육류를 먹지 않는 채식) 임수현(23, 1년 차) 씨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들이 육식을 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 씨는 채식을 시작하게 된 이유로 “스트레스로 인한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소화 불량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소화기관이 좋지 않아 시작한 완전 채식(비건)이 건강 호전으로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비건 생활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건강 문제뿐만 아니라 동물권과 환경 보호 문제로 채식을 시작하게 된 경우도 있다. 임 씨는 “영화 ‘옥자’를 보고 환경, 동물권리에 대한 관심이 커져 채식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채식을 시작한 후 건강이 좋아진 것은 물론 소수자의 입장에서 더 넓은 시야를 가지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육류를 즐기는 사람들 속에서 채식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특히 회식을 하거나 모르는 사람과 식사를 하는 경우에는 더욱 곤란하다. 오 씨는 “학교에 다닐 때는 도시락을 싸서 다닌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다른 사람들과 함께 먹게 될 때는 밥을 먹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며 채식의 불편을 토로했다. 또한 임 씨는 “외식을 할 때 식당에 채식 옵션을 요구하는데 가끔 ‘까다롭게 구는 손님’이라고 생각하는 사장이 있다”며 채식 문화가 더 보편화 됐으면 하는 바람을 강조했다.
아직 우리나라는 유럽과 같이 채식 문화가 크게 보편화 되지는 않았다. 채식 문화의 발전 방향에 대해 오 씨와 임 씨는 입을 모아 “서로 다른 식생활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채식을 하고 싶은 이들에게

채식을 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영양학적 장점은 무엇일까? 현대인들은 과도한 지방, 단백질, 단순당 섭취와 부족한 섬유소 섭취의 영양학적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의철 직업환경의학전문의는 “한국인의 경우, 지난 50년간 육류 15배, 어패류 5배, 우유 48배, 달걀 8배, 설탕 20배로 섭취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같은 기간 소아비만은 10배가량 증가하고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암 등의 성인병이 급격히 증가했다”며 현대인의 건강을 우려했다.
성인병의 해결책으로 채식이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이의철 전문의는 “고기, 생선, 달걀, 우유 등의 동물성 식품을 줄이면 영양학적 문제의 상당 부분을 교정할 수 있다”고 전했다. 또한 황성수 신경외과 전문의는 “고혈압, 당뇨병, 자가면역질환과 같은 질병을 앓는 환자들이 채식을 하고 난 뒤 약을 끊을 만큼의 큰 효과를 봤다”며 채식의 장점을 강조했다.
한국채식영양연구소 이광조 박사는 “질병의 90%가 염증으로 인해 발생하는데, 채소와 과일에는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세포를 손상시키며 체내 염증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잘 제어한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채소와 과일 속 섬유소는 혈당이 오르는 것을 지연시키고,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를 떨어뜨려 당뇨병과 심혈관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채식이 무조건적인 해답이 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모두 저지방 자연식물식을 실천한다면 채식이 영양학적으로 전혀 문제 되지 않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의철, 황성수 전문의는 공통적으로 “식용유, 설탕과 같은 가공 식물성 식품 섭취를 많이 할 경우 동물성 식품을 먹었을 때와 비슷한 건강 문제 겪게 된다”며 “체내 지방량이 높은 비건, 만성질환이 있는 비건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가공된 식물성 식품 섭취는 최소화하고 통곡물 및 자연 상태의 전분질 음식을 주식으로 하면서 다양한 채소, 과일, 콩류, 견과류, 해조류를 곁들여 먹는 저지방 자연식물식을 권장했다. 마찬가지로 이광조 박사도 “정제된 백미보다 통곡물인 현미와 콩밥을 주식으로 하며 다양한 채소와 과일, 견과류를 섭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식을 하면 영양적인 결핍이 생기지 않을까’라는 의문이 들기 마련이다. 하지만 섣부른 판단은 금물이다. 만약 본지가 제시한 현대인의 건강 문제에 자신이 해당된다고 생각하면 채식을 시도해보는 것은 어떨까.

권세은·정서윤 기자  dgupress@dg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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