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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과 개량 사이 … 변화의 기로에 선 ‘한복’
  • 강성영·김서연·최수빈 기자, 유현동·정서윤 수습기
  • 승인 2018.12.10
  • 호수 1602
  • 댓글 0
▲경복궁에서 한복을 입고 즐기는 모습 /사진 제공=정수진(미컴18).

 

최근 한복을 착용할 경우 고궁을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혜택이 도입됐다. 이로 인해 고궁에서 한복을 입은 사람을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고궁 근처 한복대여점은 100여 개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한복대여점에서는 전통 한복을 쉽게 찾아볼 수 없다. 개량 한복의 수요가 더 높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러한 현상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새로운 형태의 한복


우리가 보통 떠올리는 ‘전통 한복’은 조선 시대 후기의 것이다. 하지만 한복은 그보다 앞선 삼국시대에도 존재했다. 삼국시대 한복은 저고리가 길고 소매통이 넓으며 허리에 천을 두른 형태였다. 그 후 저고리의 길이, 소매통의 넓이, 치마의 폭이 조금씩 변화했다. 고려 시대에서 조선 시대로 갈수록 저고리의 기장과 소매는 짧아지고 치마폭은 더욱 풍성해졌다. 이는 조선 시대 후기에 정점을 찍었다. 마침내 우리가 생각하는 전통 한복이 된 것이다.
반면 개량 한복은 저고리와 하의로 구성된 전통 한복에 변화를 준 것이다. 이러한 변화는 전통 한복에 대중의 기호를 반영하려는 디자이너에 의해 일어났다. 또한 디자이너 개인의 예술성도 한몫했다. 시스루의 소매를 사용하거나 치마의 길이를 줄이는 등 주로 색상, 소재, 기장에 변화를 준다. 금박, 비즈 등의 장식품을 덧붙이기도 한다.
개량 한복과 전통 한복은 형태뿐만 아니라 원단에서도 차이가 나타난다. 전통 한복은 보통 모시, 삼베, 면, 명주 등의 천연소재를 사용한다. 반면 개량 한복은 폴리에스터 재질로 만드는 경우가 많다. 원단의 변화로 개량 한복은 전통 한복보다 보관이 쉬워졌으며 가격 또한 낮아졌다.
 

눈길을 끄는 한복의 변신


한복의 디자인이 변화함과 동시에 한복에 대한 인식도 변화했다. 최근 젊은 층은 ‘한복은 명절에만 입는 옷’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는 중이다. 이들은 한복을 입는 것이 하나의 ‘놀이 문화’라고 생각한다. 고궁이나 한옥마을에서 개량 한복을 입는 것이 유행하며 이를 찾는 사람들도 증가했다. SNS에서는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실제로 현재까지 인스타그램에서 ‘한복스타그램’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올라오는 게시물은 약 24만 개나 된다.
한복은 우리나라 관광객들에게 인기 있을 뿐 아니라 외국인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한 한복체험 이벤트가 증가하고 있다. MBC every1 예능 프로그램 ‘어서 와~ 한국은 처음이지?’에서도 여러 외국인이 한복체험을 하는 모습이 방영됐다. 해당 방송에서 출연자들은 한복의 아름다움에 감탄하며 “한복을 입으니 마치 공주가 된 기분”이라고 표현했다. 그들은 한복을 체험하는 것에 대해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한복진흥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한복 체험에 대해 92.5%가 매우 만족한다고 답변했다.
한복 업계에 조사하는 사람들도 이러한 개량 한복의 인기를 반기는 분위기다. 개량 한복의 인기로 한복업계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다. 최신혜 한복 디자이너는 “한복을 즐기는 문화가 다가온 것은 몇 년 되지 않았다”며 “지금의 인기는 한복이 많은 사람에게 입혀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 문화가 오래 이어졌으면 한다”고 전했다.


전통 훼손의 우려도 존재해


한복의 인기가 날로 증가해 긍정적인 면이 부각되고 있다. 반면 전통 한복의 변형 정도가 심하다는 점에서 개량 한복을 부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입장도 있다. 지나치게 변형된 한복은 전통 한복과 멀어지게 돼 우리나라 고유문화에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전통 한복 체험’에서는 전통 한복이 아닌 개량 한복을 제공한다. 이는 관광객들에게 전통 한복에 대한 부정확한 생각을 심어줄 수 있다. 절제되고 단아한 미를 자랑하는 전통 한복이 무분별하게 현대화된 상태로 대중화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올바르지 않은 문화의 확산은 전통문화를 복원시키기 어렵게 만들 수 있다. 홍초롱 한복 디자이너는 “전통 맞춤  한복을 계속 만들지 않으면 이번 세대에 이 전통문화가 끝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지난 9월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고궁 무료입장 혜택을 전통 한복에 한정하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국적을 알 수 없을 정도로 변해버린 의상이 한복 고유의 아름다움을 훼손하고 외국인들에게 잘못된 문화를 알려준다”라고 말했다. 덧붙여 그는 “대중화되고 다양화되는 변화도 인정하지만, 한복의 기본은 지켜져야 한다”며 한복의 전통성을 강조했다. 또한 “대중들은 전통 한복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전통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활성화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
다”라고 주장했다.


지금은 한복의 ‘과도기’


이렇게 개량 한복의 인기를 반기는 시선과 전통성의 훼손을 우려하는 시선이 공존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윤숙 한복 명장은 “고궁 근처에서 대여하는 한복은 전통 한복과 서양의 드레스를 접목한 옷”이라며 “전통성을 담지 못한다고 볼 수도 있지만, 한복이 아니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고 전했다.
그는 한복 문화에 대해 “시대에 따른 유행이 있다”고 설명했다. 덧붙여 “지금의 한복은 일반인들이 편하고 멋스럽게 입을 수 있도록 조금은 변화해야 하는 과도기”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러한 과도기에서 우리는 전통이 보존된 한복과 현대의 트렌드를 반영한 한복을 모두 존중해야 한다. 이윤숙 한복 명장은 “‘전통 행사 시 착용하는 예복’으로서의 한복은 전통을 보존해야 하지만 일상생활 속에서도 전통 한복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통적인 행사, 전통예절을 표해야 하는 자리, 결혼식 등 의례 시에는 격식을 갖춘 전통 한복을 입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편 개량 한복에 대해 “한복이 ‘일상에서도 편하게 입을 수 있는 의류’로서의 발전도 필요하다”며 “평상시 편하고 멋스럽게 입을 수 있는 생활 한복을 만들어 보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한복 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디자이너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윤숙 한복 명장은 “한복사업을 하는 사람들이 우리의 문화와 전통을 지키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며 “옷을 만들 때 이를 반영하기 바란다”고 전했다. 덧붙여 “기성복과 함께 입어도 조화를 이룰 수 있는 디자인의 생활 한복이 개발돼야 한다”며 “이러한 디자인의 한복을 보급해 대중들에게 한복이 친근함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일상에서 한복을 자주 접하다 보면 전통 한복에도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한눈에 비교하는 전통 한복과 개량 한복>
 

▲일러스트=원동우 기자.

 

강성영·김서연·최수빈 기자, 유현동·정서윤 수습기  dgupress@dgu.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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