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초반 인터넷 소설의 대표작 ‘늑대의 유혹’.

▲최근 드라마로 방영된 원작 웹소설 ‘김비서가 왜 그럴까’.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최고 시청률 8.7%(닐슨 코리아)를 자랑하며, 최근 성황리에 종영한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조회 수 5000만 뷰를 기록하며 웹소설이 흥행하자, 웹툰과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했다. ‘네이버 웹소설’과 ‘카카오페이지’등이 가세하면서 시장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웹소설, 어떤 매력이 있는 걸까?

고공행진 하는 웹소설의 인기

웹소설은 온라인 플랫폼 매체에서 연재되는 소설을 지칭한다. 2000년대 초반에 ‘늑대의 유혹’, ‘도레미파솔라시도’ 등 일명 ‘귀여니 소설’로 대표되는 인터넷 소설이 있었다면, 2010년대는 웹소설이 그 바통을 이어받은 것이다.
웹소설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함께 언제 어디서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문화로 급부상했다. 스마트폰만 있으면 출퇴근 시간, 쉬는 시간에 짧은 글 한 편을 볼 수 있다는 높은 접근성이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다수의 무료 소설과 저렴한 구독료 역시 매력적이다. 독자는 자세한 정보 없이 한 권의 종이책을 구매할 때보다 작품의 질에 대한 리스크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웹소설은 마니아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힘입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조아라’, ‘문피아’, ‘북팔’ 등 기존 웹소설 플랫폼에 ‘네이버 웹소설’과 ‘카카오페이지’등이 가세하면서 시장의 성장은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2013년 100억 원 규모였던 시장이 2016년에는 991억 원으로 증가해, 3년 사이 10배 가까운 성장을 이뤄냈다.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

웹소설의 가장 큰 장점은 전문적인 기술이 없더라도 누구나 이야기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데 있다. 이전까지 ‘소설 연재’란 작가로 등단해야만 가능한 일이었지만, 웹소설 플랫폼의 등장으로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소설을 단지 읽는 것만으로 소비했던 이용자들에게 한 발 더 나아가 소설을 직접 연재할 기회를 제공했다. 그 예로 웹소설의 대표 플랫폼인 ‘조아라’의 경우, ‘노블레스’라는 카테고리에서 누구나 글을 연재해 수익을 가져갈 수 있다.
작가와 독자의 자유로운 소통 역시 웹소설 인기몰이에 한몫했다. 독자가 작품의 ‘수용자’ 역할에서 벗어나 작품의 스토리 구성에 직접 의견을 제시하는 등 작가와 직접 소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임리연 웹소설 작가는 “웹소설은 독자의 접근이 쉬워, 종이책보다 다양한 계층의 독자를 만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웹소설의 가장 큰 장점으로 ‘댓글’을 꼽았다. 그는 “최신 연재분의 댓글은 모두 확인하려 노력한다”며 “당일 연재분이 업데이트되면 1분도 채 되지 않아 ‘재미있다’, ‘잘 읽었다’, ‘뒤 내용이 궁금하다’, ‘얼른 또 올려달라!’ 같은 댓글들이 달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댓글에 답글을 달거나 ‘좋아요’ 버튼을 누르며 독자들과 가벼운 소통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아이디어 측면에서 몇몇 번뜩이는 댓글을 보면 참고할 때도 있다”며 “댓글의 상태를 보며 작품의 전개 속도나 흐름 등을 파악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웹소설의 작품성 논란

일각에서는 웹소설이 기존 문학에 비해 문학적 가치가 떨어진다고 비판하기도 한다. 이 같은 문제는 웹소설이 가장 우선시하는 가치가 ‘흥미’이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기존의 문학이 전체적인 글의 완성도를 중요시한다면 웹소설은 독자들의 흥미를 중요시한다.
‘단편적인 흥미’만을 추구하다 보면 전체적인 글의 흐름이 부자연스러워지는 문제가 나타난다. 또한 작가들이 ‘독자들의 흥미를 쉽게 끌 수 있는 장르’만 선택하는 것도 문제가 된다. 작가들이 독자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로맨스와 판타지 등 인기가 많은 특정 장르 위주로 연재하기 때문이다.
작품성에 대한 지적에 임 작가는 웹소설을 ‘또 다른 동화’라고 말하며 “재미와 감동뿐 아니라 감정적인 면을 자극하는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웹소설이 추구하는 가치가 기존 문학과 다른 것뿐”이라며 “웹소설은 그만의 가치가 있는 것이지 작품성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연세대학교 국어국문학과 조강석 교수는 “최근 웹소설 시장이 활발해지며 이전보다 다양한 양상의 스토리가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스토리나 장르와 관련해 다양한 시도가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웹소설의 종류가 다양해지는 만큼 작품의 수준 차이도 벌어지지만, 웹소설 중에서도 작품성이 높은 문학은 분명 존재한다”며 웹소설과 문학을 같은 기준으로 비교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좀 더 탄탄한 시장으로

웹소설 시장은 급속도로 인기를 얻고 있으나 ‘표절과 저작권 문제’는 걸림돌이 되고 있다. 임 작가는 웹소설이 더 성장하기 위해서 하루 빨리 표절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렌드를 따라가는 것이 중요한 웹소설 시장은 마치 치열한 전쟁터 같다”며 이러한 환경이 작가들을 ‘표절’ 유혹에 빠지게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밌으면 장땡이지’, ‘한, 두 문장쯤 표절해도 이야기 전체가 재미있으면 괜찮아’라고 생각하는 작가들이 종종 있다”고 전했다. 그는 “웹소설 작가들이 지속해서 작가 생활을 하려는 것이 아니라 일시적인 직업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표절이 더 잦아지는 것 같다”며 “작가들이 직업윤리 의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표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작품의 저작권 문제해결이 우선”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위해 “작가와 매니지먼트 회사뿐만 아니라 독자와 플랫폼까지 나서서 문제해결을 위해 도와준다면 더욱 더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강석 교수는 웹소설이 탄탄하고 안정적인 산업으로 나아가기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웹소설만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기존 문학이 출판사의 선택을 받아야 시중에 나오는 것과 달리, 웹소설은 글을 올리는 데 제약이 없다는 장점을 가진다”며 “이러한 장점을 십분 활용한다면 웹소설 시장은 앞으로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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