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울 것이라 상상했던 캠퍼스는 참으로 소란스러웠다. 이해관계의 충돌로 크고 작은 시위가 멈추지 않았고, 불합리함을 호소하는 대자보가 곳곳에 자리했다. 신문사에 들어오지 않았다면 흘려보내도 되는 이야기들이지만 학보사 기자를 희망한 이상 외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이었다. 기사는 당사자를 찾아가 더 깊은 속사정을 묻고 무심코 놓친 이야기의 조각을 찾아 연결해야만 완성됐다. 취재원이 답하기 껄끄러울법한 문제란 걸 알면서도 친구, 친구의 친구를 거쳐 사실을 확인했다. 오지 않는 답변과 불편한 말투, 다가오는 마감에 전전긍긍한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사실 투정에 불과한 나의 푸념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여덟 면 분량의 신문을 내기 위해 학보사 한구석에서 노력하는 사람들도이 있단 사실을 한 번쯤은 꼭 이야기하고 싶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 시간은 동대신문 발간 단위로 흐른다. 동기들과의 약속도 가족 모임도 신문사 일정에 밀려 다음을 기약해야 하기 때문이다.  
모르고 지나칠 법한 학내 소식들에 교내 사람들의 시선을 잠시라도 머물게 할 수 있다는 희망이 나를  자리하게 한다. 기억보다 오래갈 기록을 날마다 이 안에서 써 가고 있다. 동대신문에서 보낸 나의 시간은 한 편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뒤따르는 초조함과 나름의 자부심으로  새로이 만날 가을의 캠퍼스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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